정부연구단,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
정부연구단,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
  • 박재현 기자
  • 승인 2019.03.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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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조사 결과, 지열발전 물 주입이 단층대 활성화
▲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포항 시민들이 포항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포항 시민들이 포항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뉴스=박재현 기자)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4)은 인근 지열발전소의 땅 속 물 주집으로 인해 촉발했다는 정부연구단의 결론이 나왔다.

포항지진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으로 기록됐다.

대한지질학회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강근 연구단장(서울대 교수)은 "유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내에서, 촉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너머를 뜻해 그런 의미에서 '촉발지진'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자연지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연구단에 참여한 해외조사위원회는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해외조사위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포항지진 발생지 주변의 지열정(PX1, PX2) 주변에서 이루어진 활동과 그 영향 등을 자체 분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외조사위는 "결론은 지열발전 주입에 의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가 활성화됐다"는 것이라며 "PX-2 (고압 물) 주입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대가 활성화됐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본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 이유로 발전소의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이 상당부분 일치하고 지진의 진앙이 물 주입지점 근처에 몰려있으며 진원의 깊이가 일반적 자연지진보다 얕고, 물 주입 깊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하에서 높은 수압이 발생해 물 주입점 근처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단층을 미끄러지게 해 지진을 유발했다고 부연했다.

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섭씨 170도에 이르는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발생한 수증기를 다른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에 지반이 약해지고 단층에 응력이 추가돼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2년 전 포항지진이 일어난 직후 과학계에서는 진앙(震央)이 지열발전소와 수백m 떨어졌다는 점 등을 들어, 지열발전소가 이 지진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전소에서 지하에 주입한 물이 단층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작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2010년 ‘MW(메가와트)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이라는 이름의 정부 지원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넥스지오가 사업 주관기관으로 발전소를 소유하고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날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 나오며 포항 시민들이 낸 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진으로 피해를 본 포항 시민들은 지난해 10월 지열발전 사업을 추진한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사 넥스지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지난해 1월 법원이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가 제기한 운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지금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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