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묘책에 국회는 없는가?
상생의 묘책에 국회는 없는가?
  • 배동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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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논설위원
▲배동현 논설위원

개혁은 이 시대의 필수불가결한 화두지만 개혁보다도 더 식상한 화두는 달리 없을 것이다. 그것은 정권마다 정당마다 겉으로는 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기득권에 안주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 정권 또한 집권과정에서 개혁지지층에 큰 신세를 입고도 아직도 그 빚을 갚지 못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제 여소야대의 야당도 지난정권부터 새롭게 해본 야당생활을 통해 현행법과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뼈저리게 체험했을 것이다. 따라서 개혁은 양쪽모두에게 있어 현실적으로 필요한 과제라는 사실이다. 상생의 길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권력의 집권층은 집권 후 부터는 입장과 태도가 1백80도 달라져 왔다. 잘못된 법과 제도, 구조와 관행을 개혁하려 하기는커녕 그것을 전리품으로 삼아 즐기며 권력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아마 이것이 이번의 총선에서도 과거 그들의 지지세력이었던 개혁지지층과 보수층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요청은 이제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을 위해 묵고 묵은 개혁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 하라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개혁을 위해서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 먼저 여권의 입장에서 볼 때 권력을 잡은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는 현재의 법과 제도, 구조와 관행을 그대로 존치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요인이다. 만약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할 경우 그것은 부메랑이 돼 과거처럼 그들을 옥죄는 쇠사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권당의 입장에서 설사 현 제도 등이 현재의 권력유지에 더할 수 없이 좋다고 하더라도 정권이 얼마 남지 않은 마당이라 더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야당 역시 개혁을 거부할 상황과 때가 아니다. 정부. 여당이 그토록 인기를 잃어 왔는데도 새누리당의 인기가 정체상태에 머물러 왔던 원인은 바로 개혁의지와 대안제시능력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여당이나 야당이나 대선을 앞둔 현시점에서 개혁에 마냥 소극적일 이유는 하나도 없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개혁과제와 그 해결 방안들은 실은 현재의 여권이 야당이었을 때 역설해왔던 것들이다. 그저 본래의 입장으로 되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현 여당은 야당시절 사법계혁을 비롯해 각종개혁을 주장해 왔으나 집권에 성공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입장을 바꾸고. ‘과거 권력의 시녀’를 ‘새로운 권력의 시녀’로 계속 활용하여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든가?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검찰개혁토론회에서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한 발언이다. 모처럼 듣는 자기반성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어디 검찰문제뿐이던가. 국정원. 국세청. 경찰. 방송의 정치적 중립화 등 오랫동안 정치적 숙제가 돼온 다른 여러 개혁 과제들에 대해서도 꼭 마찬가지다.

야당도 이제까지 현 정부를 공격해온 터에 이제 와서 현재의 법과 제도에 문제가 없다며 뒷걸음 칠 수는 없는 처지다. 그렇다면 개혁의 반대자는 없는 셈이다. 여건이 이런 데도 여야가 개혁을 계속 미루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검찰개혁문제를 살펴보자. 이제까지의 논의를 보면 검찰개혁과 연관된 핵심문제를 보면 여야의 의견편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여야가 마음만 먹으면 빠른 시간 안에 법 개정의 합의까지도 도출해낼 수 있는 여건이었다. 주변 분위기도 좋았다. 법조계 내부에서 개혁의 요구가 자연발생적이었고 사법부의 경우에도 이미 젊은 판사들이 개혁을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검찰쪽에서도 젊은 검사들이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오히려 현 시점은 개혁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그 개혁 추진을 누가 선점하며 주도하는가가 문제인 시기라는 것이다. 이런 경쟁과 다툼이라면 여야 대결이 아무리 치열해도 지나칠 일은 없다.

개혁은 이 시대의 필수불가결한 화두 이지만 그것은 정권마다 정당마다 겉으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기득권에 안주해 왔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집권과정에서 개혁지지층에 큰 신세를 입고도 아직 그 빚을 갚지 못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야당도 전 정권부터 해온 야당생활을 통해 현행법과 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개혁은 양쪽 모두에게 있어 현실적인 과제다. 남은 정권 기간 중 여야가 개혁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싸움질해야 할 국회! 자격미달 국회! 를 보면서 국민들은 마냥 슬프기만 하다. 남은 정권 기간 중 여야가 개혁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어느 누가 이 어려운 백성들을 도탄에서 구해내는 정치인 인지? 어느 당이 싸움질 잘 하는 유능한 집단인지? 국민들은 또 한 번 지켜봐야 한다. 거대한 쇼가 곧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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