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총선 전후 북미회담 美에 자제 요청’ 파장
나경원, ‘총선 전후 북미회담 美에 자제 요청’ 파장
  • 정영훈 기자
  • 승인 2019.11.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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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의총서 “스티븐 비건 만나 총선 임박해 북미정상회담 열지 말 것’ 요청” 밝혀
나경원 “3차 북미 정상회담, 총선 직전 열리면 안보 크게 위협” 해명
추가 입장문 내고 요청사실 강력 부인, “우려를 전했을 뿐, 시기관련 요청 없었다”
청와대 “국가의 안위까지 정쟁의 도구로 삼아...대한민국 국민 맞나 묻고 싶어”
민주당 “경악할 일”… 정의당 “원내대표직 사퇴해야”

(내외방송=정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 내년 4월 총선에 임박해 북미정상회담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회담이 한국당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일정을 고려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난 방미 기간 중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총선이 있는 내년 4월 임박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들이 외부에 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요청에 비건 대표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7월에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그와 3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하면서 비슷한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을 시작한 20일 여야 원내대표들과 함께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당 내에선 당 대표가 결사 투쟁을 선언한 시점에서 원내대표의 방미가 적절한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방미 성과를 설명하던 중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3차 미북(북미) 정상회담마저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정상회담은 자유한국당도 환영한다”라면서도 “2018년 지방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폴 미북 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미 당국자에게 자신의 우려를 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7월 방한한)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여러 걱정을 이야기했던 것을 (이번에 만난) 비건 특별대표가 기억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총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거나 자제해달라’고 미 당국자에게 요청했다는 보도 내용은 강력 부인했다.

나 원내대표는 다시 입장문을 내고 “미 당국자에게 미북회담 시기와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의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 ‘당의 총선 승리가 한반도의 평화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나 원내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고민정(사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경악할 일”이라며 “어떻게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는가”라고 논평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북미 대화는 한반도 평화를 판가름할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 원내대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소속인가.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며 그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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