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의 긴장(The Tension of Hormuz Strait)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The Tension of Hormuz Strait)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04.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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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탈퇴 이후 양국간 마찰이 군사력 충돌로 심화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살해한 후 강대강으로 격돌할 것 같았던 미국과 이란간의 대립이 소강상태로 전환됐지만, 추가 경제제재,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의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면서 중동지역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자, 국제 유가는 한때 4% 넘게 급등했다. 이란의 보복, 미국과의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우려됨에 따라 긴장이 감돌던 중동정세가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2018년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탈퇴 이후 양국간 마찰이 군사력 충돌로 심화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협이 고조되고, 이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피습으로 이란은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국간 군사력 충돌이 발생해 전쟁 발발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양국 모두 추가확전을 경계하려는 태도를 보이면서 중동지역 긴장감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가운데)은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전할 메시지를 이라크에 전달하려다 미군에 살해당했다. (사진=연합뉴스)
솔레이마니 사령관(가운데)은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전할 메시지를 이라크에 전달하려다 미군에 살해당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군부실세’ 솔레이마니 美 공습에 사망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2월 3일(현지시각)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솔레이마니 표적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했다고 이날 밝혔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이란의 역내 전략 설계에 깊이 가담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1월 3일 새벽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다 미군의 무인기 공격에 살해됐다.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번 공습을 “굉장히 위험하고 어리석은 도발”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라크 주재 이란 대사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대테러 정책, 중동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는 방안 등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에 전할 메시지를 이라크에 전달하려다 미군에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성명을 통해 “명예로운 이슬람 최고사령관 솔레이마니가 순교했다”며, 사망 사실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의 사망 후 자기 트위터 계정에 성조기 그림을 게시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우디와 관계 개선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이라크와 이란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당시 이라크 총리는 의회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라크가 이란에 전한 사우디의 서한에 대한 이란의 답신을 전달하려고 이라크에 왔다”며, “이라크 정부는 메시지를 사우디에 넘기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사우디, 이란)은 이라크와 중동의 상황과 관련해 중요한 합의를 맺으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1월 5일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에서 엄수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AFP=연합뉴스)
1월 5일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에서 엄수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AFP=연합뉴스)

이슬람 세계와 수니파․시아파 갈등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의 유래는 140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Muhammad)가 610년에 이슬람교를 창시하고, 632년에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타계하자 후계를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회의를 통해 선출된 4명의 칼리프를 모두 정통 후계자라고 주장한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조카이자 사위인 알리만을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권력을 갖고 있던 무아위아가 자기 아들 야지드에게 세습하면서 680년 정면충돌한 카르발라 전투를 계기로 완전히 갈라섰다.

두 종파의 적대 관계는 4대 칼리프인 시아파의 알리가 반대파에 암살당하면서 시작됐다. 율법과 원칙을 따르던 무함마드의 손자 후세인이 불법 세습파 시아파의 원조 야지드 군에게 72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몰살을 당하면서부터 명확하게 수니파와 시아파가 나뉘게 된다. 수니파는 코란 해석에 충실한 반면, 시아파는 이맘을 무함마드에 버금가는 완전무결한 존재로 보고 코란 해석을 신봉하고 있다. 이란의 종교 지도자가 절대적인 정치권력을 행사하게 된 것도 이맘에 대한 인식과 제도에서 비롯된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은 20세기 이후 중동지역과 이슬람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1926년 사우디아라비아가 건국되고,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후 양 종파의 갈등이 국제정치 갈등으로까지 확대됐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우디가 같은 수니파인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부를 지원한 데다 1987년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에서 이란 순례자들과 사우디 경찰이 충돌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양국이 이웃국가들의 수니파․시아파 분쟁에 본격 개입하면서 종파전쟁이 격화됐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과 2015년 발생한 예멘 내전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싸움으로, 예멘 내전은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반면, 사우디는 미국과 함께 예멘 정부군을 지지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이란이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반면, 사우디는 수니파인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예멘 내전은 수니파 정권 대 시아파 반군의 대결구도를 띠고 있다. 시아파는 러시아가 지원하고, 수니파는 서방, 즉 미국이 지원한다. 2016년 사우디는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현재 세계 무슬림 가운데 수니파가 85% 정도를 차지하고, 시아파는 15%를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를 비롯해 터키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이 수니파 국가다. 급진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도 수니파로 분류된다. 인도네시아와 아프리카 등 새롭게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대부분의 나라들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시아파에는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의 무장조직 헤즈볼라, 그 외의 몇몇 지역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리아는 수니파 주민이 다수지만, 시아파 정부가 권력을 쥐면서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솔레이마니 후임 사령관은 미국에 대한 ‘피의 보복’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미국도 보복에는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진=연합뉴스)
솔레이마니 후임 사령관은 미국에 대한 ‘피의 보복’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미국도 보복에는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진=연합뉴스)

솔레이마니 사령관 참수작전의 여파

지난해 이란이 사우디의 유전을 공격해 석유생산이 중단된 것도, 드론 공격을 받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 역시 결국은 시아파와 수니파 싸움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이슬람혁명수비대에 가담했으며,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워 명성을 얻은 뒤 쿠드스군 총사령관의 지위에 올랐고,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가 IS 격퇴작전을 벌일 당시 민병대를 직접 진두지휘한 전략가로 알려져 있다.

1월 6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는 수백만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이란에서 반미 집회는 자주 개최되는 편이지만, 이날은 다른 집회에서는 들을 수 없는 구호들이 쏟아졌다. 강력한 반미 집회를 연상케 하는 “미국에 죽음을”과 “복수하라, 복수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고, 이란 내 반미 정서가 극에 달했다. 솔레이마니 후임 사령관은 미국에 대한 ‘피의 보복’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미국도 보복에는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레바논 남단 마룬 알라스에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대형 조형물을 세웠다고 이란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이 직접 지원하는 무장정파다. 한편, 친이란 성향 시위대가 이라크 내 미국 대사관 습격의 배경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에서 기인한 만큼 추가적 경제제재는 양국간의 갈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란 내 반미 감정이 고조된 만큼 사이버 공격, 테러 같은 공격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해 1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무인폭격기 MQ-9 리퍼 앞으로 미 공군 장교가 지나가고 있다. (칸다하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무인폭격기 MQ-9 리퍼 앞으로 미 공군 장교가 지나가고 있다. (칸다하르=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주변국들은 양국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무력 대응을 막기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분위기다. 유럽은 이란의 사실상 ‘핵 합의 탈퇴’ 선언에 비상이 걸렸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란은 추가적인 폭력과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UN사무총장은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금세기 들어 최고 수위”라고 걱정했다.

7일에는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십여기를 발사했다고 이란 국영 TV가 8일 보도했다. 이란 현지매체에 따르면, 7일 1차 공격에 이어 8일 2차 공격이 이어졌다. 이란 국영 TV는 이번 공격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한 것에 대한 복수라고 전하면서 '순교자 솔레이마니'라는 작전명도 공개했다. 이란은 “우리가 다시 그렇게 대응하지 않기 원한다면 중동 내 미군 기지는 해체돼야 하며, 미국 정부는 중동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이 민간 여객기 격추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테헤란 외곽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이륙한 지 몇 분만에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란 당국은 8일 이란 테헤란 인근 상공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PS752편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인정했다. 11일 수도 테헤란에서는 대학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하메네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반정부 시위가 다시 점화되고 있다.

 

이란 반미 시위대가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타임스라이브)
이란 반미 시위대가 미국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타임스라이브)

이란 총선서 재확인된 반미 강경노선 기조

우선, 이란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강경보수파가 압승을 거두면서 긴장상태는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은 미국과 이란 정부에 대한 이란인들의 민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가늠대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암살과 이란의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전쟁 문턱까지 갔지만, 이내 잦아들었다. 하지만 미국의 일방적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 행동계획) 탈퇴와 초강경 경제제재는 이란 국민들의 분로를 총선으로 보여줬다.

지금까지 미국과 협상을 주도해온 온건개혁파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보수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이번 총선의 압승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란은 만연한 부패와 경제난, 휘발유값 인상에 항의해 시위가 자주 일어났지만, 정부가 이를 강경 진압하고, 이란군의 민항기 격추 등을 둘러싼 실망과 분노의 정서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미국과의 핵합의 유지와 제재 해제, 경제난 해결을 약속한 중도개혁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희망을 걸었던 청년들은 이제 등을 돌린 상태다.

2월 21일 실시된 이란 총선에서 반미성향 보수파가 70%정도 당선되면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23일 최종개표 결과, 전체 290석 가운데 강경 보수파가 약 220명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란 매체가 보도했다. 특히, 수도 테헤란 선거구 30석은 모두 보수파가 승리했다. 2016년 총선에서 보수파는 83석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으로 민심을 등에 업고 압승을 거둔 것이다. 특히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인 바게르 갈리바프 전 테헤란 시장이 전국 득표 1위로 당선되면서 차기 의회 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총선 결과는 현 정부가 심각한 경제난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지도가 떨어졌고,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JCPOA) 파기 이후 대이란 제재가 민생난을 가중시킨 데 이어 솔레이마니 사령관 참수사건도 강경파 결집에 한몫했다. 이번 투표율은 42.6%로, 197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표 불참계층과 투표 적극계층이라는 극단의 여론이 이란의 혼돈을 보여주지만, 미국에 대한 분노로 단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2020년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킬 요인이 된다는 점이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2020년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킬 요인이 된다는 점이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란 사태에 치솟는 국제유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지역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양국간 전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지정학적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으며, 미국․이란의 갈등 장기화는 글로벌 경제의 돌발 악재,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소비자 물가 상승, 기업 비용 상승 그리고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글로벌 유효수요 위축 등이 2020년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킬 요인이 된다는 점이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군사력 사용보다는 강력한 경제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트럼프 연설이 있고 수시간 후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관공서 및 대사관 밀집지역인 '그린 존(Green Zone)'에 다시 로켓 2발을 발사하며 긴장감을 다시 고조시켰다. 이러한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 지속은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또 하나의 글로벌 경제 돌발 악재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국제유가도 당분간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독일 보험사이자 세계적인 기관투자자인 알리안츠그룹의 ‘이란-미국 충돌: 불완전한 데탕트(긴장 완화), 지역적 불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글로벌 GDP 증가율은 연간 0.1%포인트 하락하고, 전 세계 인플레이션은 0.3%포인트 상승한다”며, 올해 국제 유가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62달러에서 65.5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극심한 긴장상황이 여러 차례 되풀이될 경우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치솟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과거에도 해협 봉쇄 의사를 내비쳤지만, 실제로 봉쇄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봉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과거에도 해협 봉쇄 의사를 내비쳤지만, 실제로 봉쇄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봉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악의 시나리오 ‘호르무즈 해협 봉쇄’

2018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교역되는 운유가 세계 전체 원유 소비량의 20.7%를 차지하며, 이 중 약 65%는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및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주요국에서 수입한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수입 원유 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가 28.2%로 가장 많고, 쿠웨이트 14.1%, 미국 12.7%, 이라크 10.9%, 아랍에미리트(UAE) 7.8% 순이다. 이란산 원유는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조치 이후인 지난해 4월부터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란이 꾸준히 경고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시화되면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70%에 달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현재 한국은 원유 수입 물량의 70%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데, 이 바닷길이 막히면 정유사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이란이 과거에도 해협 봉쇄 의사를 내비쳤지만, 실제로 봉쇄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봉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다.

 

우리 정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군사력 충돌이 발생한 지역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경로가 집중된 만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을 통제할 경우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겨 양국간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로 국제유가 급등 및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1990~1991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 전쟁, 2012년 이란 핵 갈등 고조 등 과거 중동지역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바 있다. 다만, 과거보다 미국의 오일 생산량이 증가해 중동지역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정유업계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실제로 석유․가스 수급위기가 발생하면 비축유 방출, 석유 수요 절감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정부 9650만 배럴에 민간 비축유․재고를 합해 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가 있다. 이외에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중동 의존도가 80%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시 국내 원유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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