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골목상권 말살 이어 B2C 업계 ‘물’ 다 흐린다
GS25, 골목상권 말살 이어 B2C 업계 ‘물’ 다 흐린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1.19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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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치킨·커피·제빵·어묵 등 품목 안가리고 판매
동네빵집·치킨가게·분식집, 경쟁상대는 ‘편의점’ 부상
GS25, 보험·건강·뷰티·타이어 등 취급…소매업 ‘혼탁’
▲ 편의점 업계 1위 GS리테일의 GS25는 원두커피, 치킨, 닭꼬치, 제빵 등 안 하는 것 빼고 다 취급 하면서 골목상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편의점 업계 1위 GS리테일의 GS25는 원두커피, 치킨, 닭꼬치, 제빵 등 안 하는 것 빼고 다 취급 하면서 골목상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편의점 업계 1위 GS리테일의 GS25는 원두커피, 치킨, 닭꼬치, 제빵 등 안 하는 것 빼고 다 취급 하면서 골목상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 독신남 김진철(45, 남) 씨.
서울 종로에 사는 김 씨는 지난 주말 낮에 치킨이 먹고 싶어 집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을 찾았다. 편의점에서 조각 치킨을 사기 위해서다. 동네 치킨가게나 치킨전문브랜드를 통해 한 마리를 주문하면 비싸기도 하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부담이라서다.
김 씨는 치킨을 먹은 후 마실 원두커피와 저녁 대용으로 제과점 빵과 함께 편의점 PB(자체브랜드) 우유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했다.
김 씨는 구입한 상품을 들고 오기가 번거로워 집으로 배달해 줄 것을 편의점 측에 요청하고 홀가분하게 귀가했다.

이처럼 국내 편의점 업계가 무분별하게 취급 품목을 늘리면서 골목상권을 비롯해 B2C(기업과 소비지간 거래) 업계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GS25와 롯데쇼핑의 세븐일레븐은 어묵도 판다. 일부 GS25 매장은 크림빵도 판매해 영세 자영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GS25와 롯데쇼핑의 세븐일레븐은 어묵도 판다. 일부 GS25 매장은 크림빵도 판매해 영세 자영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GS25와 롯데쇼핑의 세븐일레븐은 어묵도 판다. 일부 GS25 매장은 크림빵도 판매해 영세 자영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편의점은 수는 전국에 4만 672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업계 1위 GS리테일의 GS25 점포가 1만 3918곳(비중 34.2%), BGF리테일의 CU가 1만 3877곳(34.1%) 순으로 많았다. 두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이로 인해 구멍가게를 비롯해 동네마트 등이 골목에서 사라졌다.

실제 동네마트는 2017년 5만 8463곳으로 6년 전보다 23%(1만7580곳) 급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만 여곳으로 다시 50% 가까이 줄었다.

GS25 등 국내 편의점 업계가 골목상권의 몰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여기에 2010년대 들어 이들 편의점 브랜드들은 매장에서 원두커피, 제빵과 치킨, 어묵 등을 취급하면서 상도덕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치킨집. (위부터)지난해 말 개점한 치킨집과 기존 박리다매 치킨집은 24시간 영업을 했지만, 올해 중반부터 심야 영업을 접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치킨집. (위부터)지난해 말 개점한 치킨집과 기존 박리다매 치킨집은 24시간 영업을 했지만, 올해 중반부터 심야 영업을 접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치킨집. (위부터)지난해 말 개점한 치킨집과 기존 박리다매 치킨집은 24시간 영업을 했지만, 올해 중반부터 심야 영업을 접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수도권 주택가에 자리한 40%의 치킨집들이 종전 24시간 영업을 했으나, 편의점과 경쟁에서 뒤지면서 현재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이들 편의점 브랜드들은 PB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업계 물도 흐리고 있다.

실제 업계 1위 GS리테일은 우유 등 1000여종의 PB 상품을 확보했으며, 반려견보험 판매와 타이어 임대서비스, 자매 브랜드 랄라블라와 손잡고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등도 팔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술 종류에 따른 최적의 안주로 부대찌개 등을 출시하면서 요식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GS리테일 김상현 씨는 이에 대해 “GS리테일은 앞으로 1만 5000여 GS25 점포를 통해 고객에게 접근 편의성을 제공하면서 생활 플랫폼으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성남시 산성대로 서울지하철 8호선 신흥역 구간. CU 매장 역시 치킨과 원두커피, 계란 등을 팔면서 바로 옆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과 인근 동네마트와 각각 경쟁하고 있다. 이 구간 700미터 안에는 편의점 6곳, 중형마트 1곳이 영업하고 있다. 산성대로변 골목에 있는 세븐일레븐도 원두커피를 취급한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성남시 산성대로 서울지하철 8호선 신흥역 구간. CU 매장 역시 치킨과 원두커피, 계란 등을 팔면서 바로 옆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과 인근 동네마트와 각각 경쟁하고 있다. 이 구간 700미터 안에는 편의점 6곳, 중형마트 1곳이 영업하고 있다. 산성대로변 골목에 있는 세븐일레븐도 원두커피를 취급한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성남시 산성대로 서울지하철 8호선 신흥역 구간. (위부터)CU 매장 역시 치킨과 원두커피, 계란 등을 팔면서 바로 옆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과 인근 동네마트와 각각 경쟁하고 있다. 이 구간 700미터 안에는 편의점 6곳, 중형마트 1곳이 영업하고 있다. 산성대로변 골목에 있는 세븐일레븐도 원두커피를 취급한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성남시 중원구에서 S슈퍼를 운영하는 유 모(57, 남) 씨는 “골목마다 들어선 편의점이 동네슈퍼를 몰아냈다”며 “편의점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자영업자 역시 몰락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서 치킨집을 하는 이찬우(49, 남) 씨는 “이곳 인근에만 치킨집이 12곳이 넘는다”며 “동네 치킨집은 영세해 자영업자끼리 경쟁도 힘든데, 공룡 유통기업인 대기업과 경쟁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을 추진하면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진보 성향의 현 정부에서는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더욱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을 결정하면서 초대형 유통기업이 내년 탄생할 예정이라, 이 같은 업종 파괴와 골목상권 침해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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