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재현해낸 미켈란젤로의 대작들...최고의 감명에 빠져들다
성경을 재현해낸 미켈란젤로의 대작들...최고의 감명에 빠져들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01.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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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로 전시, 미켈란젤로의 일생과 함께 작품들의 성장 과정도 한 눈에
미디어 아트로 시스티나 성당 분위기 그대로 재현, 눈길 끌어
‘아담의 창조’ 등으로 성경의 감동을 몇 배로 더한 감동의 물결
▲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자세히 구경한 후 미디어 아트로 다시,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해 놓은 공간.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최후의 심판. '선택 받은 영혼' 등이 눈길을 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르네상스는 ‘부활’, ‘재생’을 뜻한다.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중세에 접어들면서 과거의 찬란했던 그 유산을 부활시키기 위해 14세기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움직임을 말한다. 이 시기부터 신을 알아가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16세기 르네상스 미술은 로마를 중심으로 전성기를 맞았으나 1520년부터 로마와 피렌체에서는 매너리즘도 맞이한다. 르네상스가 원근법을 사용한 공간감과 이상적인 인체 비례를 보여준다면 매너리즘 시대의 미술은 부자연스러운 인체 비례와 자세를 특징으로 한다. 이 두 가지 양식을 전부 보여준 게 바로 미켈란젤로다.

이 시기를 이해하려면 종교개혁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유럽 사회를 뒤흔들었고, 1517년 마르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은 발생했다. 그 당시는 면죄부가 존재할 당시다. 그것을 악용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루터에 의해 발생한 종교개혁으로 가톨릭의 트렌토 공회에서 면죄부를 돈으로 사는 것이 금지된다. 이와 같은 시기를 살면서 미켈란젤로는 가톨릭 부패를 직시하고 새로운 개혁의 바람을 맞이할 준비도 돼있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옮겨 담았다.

이러한 역사 깊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현대 IT 기술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2020년 12월 4일부터 2021년 5월 2일까지 역삼동에 있는 M컨템포러리에서 ‘신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특별전’을 통해 체험해볼 수 있다.

미켈란젤로가 이탈리아 카라라(Carara) 지역에서 나는 대리석 사용을 선호했다는 것을 이 전시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가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남모를 고뇌와 상상치도 못했을 심경을 담기도 했으며,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까지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미켈란젤로는 13살의 나이로 이 당시 유명 화가였던 기를란다요의 화실에서 본격적으로 그림 연습을 시작했다. 1494년부터는 인체의 해부학을 연구하며 남긴 작품들이 존재한다. 미켈란젤로는 신의 모습을 따라 인간이 창조됐다면 인간에게도 그 신성이 깃들어 있으며, 이상적인 인간의 신체야말로 신성의 구현이라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의 의복을 입고 있는 수염 난 남성의 흉상’, ‘성 요한의 승천’ 등이 눈에 띄었다.

▲ '카시나 전투'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카시나 전투'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1501년부터 1505년까지 피렌체에서 미켈란젤로는 인체에 대한 탐구를 본격화했다. 그가 가장 활발히 활동하던 때다. ‘다비드’ 상 등이 나온 시기이기도 하다. ‘카시나 전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 남아있지는 않지만 미켈란젤로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정면으로 대결을 벌였던 작품이기도 하고 그 작품은 후에 제자 상갈로가 남긴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이번 전시회에서는 1542년 상갈로의 ‘카시나 전투’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505년에서 1534년까지 로마 체류, 피렌체로의 복귀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1505년 로마로 가게 된 미켈란젤로는 당시 자신의 무덤을 조각해 달라고 요청한 율리우스 2세의 부름으로 로마에 가게 됐다. 로마 복귀 후 그는 딱딱한 드로잉에서 점차 다양한 회화적 기법을 사용한다. 다양한 색조 등이 그렇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작업한 역사적인 시기이기도 하다. 그는 대리석을 깎는 건축가로도 활동했다.

▲ '술에 취한 노아' 창세기 성경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술에 취한 노아' 창세기 성경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의 일부인 1508년에서 1512년경에 완성된 ‘술에 취한 노아’가 눈길을 끌었다. 창세기 성경에 나오는 한 장면을 연상시켜 더욱 귀중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창세기에서는 ‘아버지’ 노아가 술이 취해 벌거벗은 몸으로 잠들었을 때 이를 보고도 모른 척 덮어준 아들과 폭로했던 아들로 나뉘게 된다. 이 장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 '그리스도의 매장'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그리스도의 매장'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1501년경에 완성된 ‘그리스도의 매장’은 가슴 아픈 대목이었다. 보고 돌아서도 그 적나라한 모습이 눈에 생생한 작품이다.

▲ '베드로의 순교'. 가톨릭에서 유명한 상징으로 표현되는데,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베드로의 순교'. 가톨릭에서 유명한 상징으로 표현되는데,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1546년에서 1550년경에 완성된 ‘성 베드로의 순교’는 마음을 울린다.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린 베드로는 가톨릭에서도 유명한 상징으로 불리운다.

‘메디치 무덤: 영원한 밤에 빠진 영혼’은 1520년에서 1534년경에 만들어졌다. 40대인 미켈란젤로는 피렌체를 지배했던 가문인 메디치의 무덤 장식을 맡게 됐다.

▲ 즈카르야 예언자의 모습.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즈카르야 예언자의 모습.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예언자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성경에 등장하는 ‘즈카르야’, ‘이사야’ 등이 그렇다.

미켈란젤로는 천장에 7명의 남성 예언자와 5명의 여성 예언자들을 그려 넣기도 했다. 즈카르야, 이사야 등이 이 7명의 남성 예언자에 속한다. 여성 예언자는 페르시안의 예언녀, 델포이의 예언녀 등이 있다.

▲ '아담의 창조'. 창세기에서 신이 처음으로 인간을 만들어 숨을 불어 넣어 아담을 창조하신 그 부분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아담의 창조'. 창세기에서 신이 처음으로 인간을 만들어 숨을 불어 넣어 아담을 창조하신 그 부분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1508년에서 1512년경 탄생한 ‘원죄, 그리고 낙원으로부터의 추방’도 큰 임팩트를 남기는 작품이다. 1508년에서 1512년경 탄생된 ‘아담의 창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격인 이 작품에서 하느님은 아담을 향해 손가락을 뻗고 있고, 아담은 잠에서 깨어나듯이 팔을 뻗고 있다. 하느님의 손길에 채 닿지 못하고 있다. 이는 하느님과의 굳이 몸의 접촉 없이도, 신의 말씀 한 마디(생명이 있으라)로 생명이 들어와 숨 쉬게 되는 신의 전지전능함도 보여준다. 인류의 고귀함과 신의 전능함 두 가지를 엿볼 수 있는 인류 최대의 작품이다.

1508년에서 1512년경의 작품 ‘해, 달, 초목의 창조’도 창세기 1장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 '피렌체의 피에타'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피렌체의 피에타'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피렌체의 피에타’는 이번 전시회의 꽃이다. 말년에 거장의 경지에 올랐던 미켈란젤로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켈란젤로가 자신의 무덤에 설치할 목적으로 제작한 이 작품에는 예수와 니고데모, 마리아 막달레나와 마리아가 존재한다. 니고데모의 얼굴에는 미켈란젤로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72세의 나이에 시작해서 8년 간 제작에 매진했다고 전해진다.

직접 손을 대면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등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에 그려진 그림들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신기한 체험 공간도 흥미롭다. 1536년에서 1541년까지 그려져 완성된 ‘최후의 심판’에는 ‘선택받은 영혼들’, ‘나팔 부는 천사들’ 등이 눈에 띄었다. 최후의 심판은 세상의 종말을 해석한 내용이다.

눈에 띈 또 하나의 작품은 ‘다비드’(1501-1504)였다. 다비드가 주문된 것은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두오모 성당의 운영 위원회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작품이 완성된 후 성당에 자리하기에는 적합지 않아 베키오 궁 앞으로 옮겨지는데 이때부터 다비드는 신학적 의미에서 정치적 의미를 담는 작품이 됐다.

마지막 부분 즈음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한 데 모아 미디어 아트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마치 천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단하고 영리했으며 죽을 만큼의 집념으로 뭉친 그의 작품들을 시리즈로 이해하며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영광을 느끼게 된다.

미켈란젤로 특별전은 작품평도 너무 좋다. 대단하고 영광이라는 작품평이 주를 이루었다. 맨 나중에는 굿즈샵도 방문 가능하다.

직접 이탈리아에 가서, 시스티나 성당에 가서 보는 기분이 들도록 최대한 미디어 아트로 아이디어를 내고 전시해낸 노력의 절정이 보인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통해 역사와 성경, 미켈란젤로라는 작가가 어떻게 시대에 영향을 미쳤고 그가 시대의 영향을 받아 고뇌했는지 꼭 들러봄직한 전시회라 평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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