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엄오브컬러63(Museum of Colors 63)’는 색깔 별로 존귀한 작품들을 탄생시켜 사람의 마음과 기분을 한껏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63빌딩 60층에서 이뤄지는 거대한 작품들과의 만남은 스릴마저 느껴진다. 뮤지엄오브컬러는 2020년 12월 24일에 시작해 2021년 8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는 고급스럽고 웅장한 전시회이다.
첫 번째 컬러는 블랙이다. 블랙은 언뜻 생각하면 단조롭고 마치 빛이 없는 무채색으로만 기억할 수 있지만 블랙은 모든 빛깔을 다 담고 있다. 또 어떤 색과도 잘 어울린다. 크리스티나 마키나라는 러시아 작가의 그림들로 잔뜩 꾸며놓았는데 작품은 입체적이었고, 사실적이었으며, 탁 트인 기분이 들었다. 색감에 매료된다는 느낌을 바로 이런 작품을 볼 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티나 마키나의 작품 중에 이번 전시회의 포스터로 사용한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보라색 물결이 이는 장면은 가슴 깊은 곳을 울린다. 기억 속 진하게 자리 잡은 두 점의 작품 중 하나이다. 블랙 식탁으로 꾸며진 작품은 그 위엄에 압도되는 듯 했다. 각을 잡아놓은 것부터 세련된 색감까지 그곳에 오래 머물고 싶은 느낌이 든다. 이환희 작가의 도자 작품도 블랙 컬러 맨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웅장한 작품 뒤에 약방의 감초 같은 작품들이 있어 더욱 볼만한 전시회였다.
두 번째는 레드였다. 강렬한 레드는 마치 군대가 일렬로 정확히 자리 잡은 모습을 보는 듯 일제히 퍼즐 보듯 완벽했고 레드의 향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크리스티나 마키나의 작품으로 작품의 느낌은 비슷했다. 그녀의 레드 작품은 과감하고 세련되고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골드 분위기의 소파와 탁자는 포토존으로, 자세히 보면 매우 아기자기한 고가의 물품들로 전시돼있다.
좋은 글귀가 적혀 있었던 핑크라인은 블루까지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해서 비교적 짧았다. 기분을 한껏 좋게 바꿔주고 들어선 곳은 블루였다.
린 더글라스의 작품들로 푸른 하늘과 바다가 흰색 벽면에 일제히 걸려 있었다. 비슷하게 보이는 하늘과 바다는 각자 조금씩 달라 순간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작가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레 들었다.
바다에 조금 더 시선을 깊이 집중시켰을 때 보이는 것은 파도였다. ‘물보라’, ‘뉴 웨이브’ 등이 그것이었다. 조금은 대 자연 앞에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한 작품들이다. ‘헤브리디스의 여름’이 린 더글라스의 작품 중 가장 표본을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윤새롬 작가의 작품은 중간에 휴식 같은 작품이다. 주변이 다 거울로 돼 있고, 아크릴이 보라색에서 붉은색으로 물들여지는 듯한 느낌을 줬다.
색색가지로 표현한 커다란 비비드 인형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 포토존이었다.
그 다음은 레인보우였다. 예너 토룬의 작품들인데, 레인보우적인 색깔을 갖고 갖가지 다양한 주제로 내면을 이끌어냈다. 심플한 작품들인데 뭔가 정리가 돼 있고 그것은 작가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듯 했다.
그 다음은 시들지 않는 정원, 그린이었다. 사방이 거울로 돼 있고, 작지만 정성들여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등 쉬다 갈 수 있을 만한 정원을 충분히 만들어냈다. 벽면이 거울로 돼 있어 더 공간이 넓어보였고, 그 만큼 멀리 무엇인가 있을 듯한 신비한 감성마저 자아내게 만들었다.
다른 전시회와 차별성이 두드러지는 듯 했다. 제목에 걸맞게 온 세상에 있는 모든 아름다운 색체가 이 전시회 안에 다 들어와 있는 듯 했다. 모든 색깔의 신비에 빠져들고 싶다면 이 전시회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