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스탬프 찍는 공간, 실제 여행하는 듯한 기분 살려줘
사실적인 휴양지 느낌이 들도록 마련된 각 테마별 공간
휴양지를 쓰레기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자는 의도로 마련된 공간 눈길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여행을 가고 싶어도, 비행기를 타보고 싶어도 선뜻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해주는 전시회가 있어 화제다.
3월 5일부터 5월 30일까지 뚝섬역 3번 출구에 위치한 뚝섬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여행갈까요'가 여행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시작은 비행기 좌석에 앉는 것부터다. 기내와 똑같은 조건을 만들어놓고 여행의 시작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곳을 포토존이라 한다. 곳곳에 포토존들이 많았다. 실제 모양과 너무도 비슷한 티켓과 여권도 한 몫을 한다.
섹션별로 돼 있어서 쉽고 테마별로 돼 있어 더욱 흥미롭다.
비행기 창문을 이용한 그림 전시도 눈길을 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곧바로 휴양지다.
바닷가, 해수욕장에 와 있는 듯한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과 가까운 입체적인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고, 여권에 스탬프를 찍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8곳의 랜드마크를 스탬프로 만들었다.
베트남, 유럽 등에 와 있는 듯한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벽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세계지도에는 자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를 찜해 놓은 포스트잇들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영상도 빠지지 않았다. 실제 여행지에 온 느낌을 주는 데 한몫을 한다. 영상은 신선하고 파릇파릇하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500일간 함께 29개국 96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촬영한 영상입니다'라는 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무제'라는 제목의 작품들이 많았는데 역시 사실적인 것에 눈이 더 가게 돼있다.
임은정 작가의 'Door Golden day' 등은 영화 영상에나 담을 듯한 사실적이면서도 풍요로운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별이 빛나는 아름다운 밤에'라는 커튼에 가려진 곳에 들어가면 어두운 공간에서 반짝이는 별들, 나만의 공간을 느껴볼 수 있다.
큰 영상들이 자리하고 있는 테마에 가면 실제 그곳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그 감동은 이루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번 전시회의 특이했던 점은 여행을 테마로 잡았지만 환경에 대한 염려와 함께 우리가 환경을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 그려보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었다.
여행의 이면에 쓰레기들 소굴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경각심과 양심을 건드려주는 이 테마에서는 다시 휴양지를 자연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나온다.
특히 '바다거북 몸속에서 1572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보니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실제 모래사장과 같이 꾸며놓고 패트병들을 바닥에 마구 흩뿌려놓은 것이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생생하게 다가왔다.
알찬 여행을 다녀온듯한 기분에 당장은 가보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가고픈 그 소중한 여행지를 지키기 위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도 갖게 돼 무엇보다 뿌듯함을 주는 전시회였다.
'여행갈까요'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자유롭게 떠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 위로하는 전시다. 더불어 여행을 자유롭게 떠나지 못하게 된 이유에 대해 되돌아 보고 지속가능한 여행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저희 전시가 코로나로 답답한 현실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저희 전시가 현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전시다 보니 마치 진짜 여행을 떠나는 듯한 컨셉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더불어 이런 여행지를 지키기 위해 환경도 지켜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주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