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대에 주목받는 '세 작가'의 그림을 담은 일민미술관을 찾다
지금, 현대에 주목받는 '세 작가'의 그림을 담은 일민미술관을 찾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11.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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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새, 홍승혜, 윤석남 세 작가의 나름대로의 개성있고 다른 세계관 담은 작품
다른 세대를 살아온 각기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갖고 있는 작가들의 예술성 드러내
이은새 작가의 작품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기 다른 세대를 살아온 작가들의 각자의 세계관이 돋보이는 작품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이은새 작가의 작품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기 다른 세대를 살아온 작가들의 각자의 세계관이 돋보이는 작품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국내에서 소개하지 않고는 못 배길 지금 주목받는 국내 미술 작가 3인의 작품을 광화문에 위치한 일민미술관에 모셔왔다. 

'IMA picks 2021'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는 지난 19일부터 시작돼 내년 2월 6일까지 진행된다. 1987년생 이은새, 1959년생 홍승혜, 1939년생 윤석남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데 각자 자신의 세대에 맞는 작품을 구사했으며 다른 세대를 경험해 온 여성작가 3인의 작품을 보며 오늘날 시대를 되짚어본다. 

내외방송은 23일 이 전시회를 찾아 각자의 작가들을 통해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들여다보는 작업을 실시했다. 

이은새 작가의 작품은 물감을 칠하는 일로 무언가를 드러내는 때로는 상쇄되기도 하고 전복되거나 오히려 명료해지기도 하는, 대상과 이미지 사이에서 양쪽 모두를 비추거나 뒤섞는, 후회하거나 창피해하는, 계속 뒤엉키는, 왜 그림을 그리는지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은지 생각하는 일이라 부른다. 

이해하기 힘든, 어떻게 보면 너무 해석하기 쉬운, 마음 가는대로 결을 따라 흐르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시원한 기분을 느꼈다. 역시나 알 수 없음과 명쾌해지는 중간 지점에서 서로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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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가장 진지한 순간의 발걸음'. 가장 진지한 무언가 앞에서 당시의 발걸음을 그대로 박아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과부하의 밤'의 강렬한 느낌, '가장 진지한 순간'의 발걸음은 그야말로 가장 진지한 순간의 발걸음을 기념으로 박아놓은 듯한 기분을 줬다. 

'흘린 잔'에서 흘러내리는 포도주의 표현, '뒤집은 채로 감자칩 먹는 여자'의 지루하면서도 나른한 그러나 강렬한 모습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홍승혜 작가는 '무대에 관하여'를 주제로 했는데 컴퓨터 픽셀에 기반해 실재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다. 픽셀에 근거한 구조물과 장치, 바닥과 벽, 악보, 가구와 포스터 그리고 원형 무대가 꾸며진 이곳에서 연출가, 극장장으로 분해 영상 작업이나 여러 협업자들의 인형극을 상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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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무대, 노란 무대, 공중 무도회'. 탁트인 색깔과 생동감 있고 유쾌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파란 무대, 노란 무대, 공중 무도회'의 탁트인 색감과 조형물의 어우러짐도 눈길을 끌었다. '음악적 자화상'의 눈에 딱 띄는 밝은 에너지는 음악이라는 표현보다 남녀를 구분한 여성을 나타내는 듯한 느낌이 강렬했다. 

윤석남 작가의 작품은 억압된 여성 주체를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장면 속에 소환해왔다. 역사의 군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복잡한 정체성의 타자들, 그저 억압받던 여성을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에 맞춰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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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풍경을 그린 윤석남 작가의 작품. 훈훈하고 구수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무제, 식탁', '무제(시장풍경), '소리없이 외치다' 등이 눈길을 끌었고, '시노부 이케다 초상' 등을 통해 가장 보편적인 평범한 현대의 '아줌마'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왠지 모를 친근함, 이물 없음 등의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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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남 작가의 '소리없이 외치다'. 소리없이 외쳐왔던 옛 여성들을 현대와 옛날 시대를 오가며 자유롭게 표현한 것이 많은 여운을 준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이번 전시를 통해 느낀 소견은 난해함 속에서의 명료한 해석을 이끌어낼 것만 같은 작품들. 각자 다른 주제를 가지고 표현법도 다 달라 세 가지의 세계에 몸을 담그고 돌아온 기분이 든다.

난해할 수록 상상력을 자극하고 진정한 물체, 사람, 나 자신과 결국 만날 수 있다. 조금은 어린 아이와 같은 아이디어라야, 과감하고 즉흥적인 표현에서야 진정한 '그것'의 진가와 본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회색의 도시에서 조금 다른 차원의 세계, 내가 알고 있는 '그것'들의 본연의 모습을 보고, 다른 해석으로 뻗쳐갈 수 있는 기회를 맛보고 싶다면 이번 전시를 추천한다. 

다음해까지 열리니 여유를 갖고 전시회를 찾아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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