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우크라 고려인 300명 입국…"전쟁 난 나라서 증명서 떼 오라니…"
在우크라 고려인 300명 입국…"전쟁 난 나라서 증명서 떼 오라니…"
  • 권희진 기자
  • 승인 2022.04.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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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돕기 위한 실질적인 부분 개선돼야"
"3개월짜리 임시 비자 아닌 고려운 품는 대안 마련돼야"
소련 붕괴 이후 중앙아시아 독립되면서 '무국적' 고려인 급증
우크라이나에서 들리는 폭발음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들리는 폭발음.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권희진 기자)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도 한달이 훌쩍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고려인이 1만 3000명에 이른다.

이들 중 300명 가량이 우여곡절 끝에 입국했으나, '가족증명서를 떼 오라'는 등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려인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천영 광주고려인마을 대표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이후 한국으로 들어온 고려인들 중 300명 정도 비자를 받았고, 이중 70~80%가 입국했다"며 "비자를 받기가 너무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루마니아 폴란드 대사관에서 지금까지 비자를 발급해줬다는 것이 300명"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인접국에 머물고 있는 고려인은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즉 2000명 중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온 사람은 총 300여 명밖에 안 된다는 것.

비자를 못 받는 이유에 대해 "신분증이나 여권이 없으면 비자를 안 내준다"며 "최근 신분증으로 비자를 발행해 준다는 조건이 있으나, 이 경우 국내에 친지나 가족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고려인 가운데 '무국적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무국적자가 얼마나 많은지 2003년 4~5만명 정도가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무국적자가 많은 이유는 구소련이 해체되기 전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거주하는 동포들이 농업단을 구성해 우크라이나 계절농사를 다녔는데, 소련이 갑자기 해체된 후 중앙아시아 각국이 독립하면서 국적 등록 시기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모는 여권이 있어도 자녀들은 여권을 만들지 않아 신분증이 없다"며 "이들도 비자를 내주지 않아 부모도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가 없어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고려인들에게 여행증명서를 발급, 국내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렸다. 

하지만 국내 연고가 없으면 국내 입국을 할 수 없는 '맹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3개월 짜리 단기 입국만 허용하는건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구소련이 해체되자 각국, 나라 특히 독일은 200~300만명을 특별기를 보내 자국민을 찾아왔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라면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자국민을 찾아갔는데 유일하게 안 찾아간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인구절벽 시대에 난민도 아닌 동포를 데려와서 인구를 늘린다면 대한민국에 손해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덧붙여 "고려인들이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공항 밖으로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며 "검역소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전쟁을 하는 나라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어떻게 뗄 수 있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가족관계증명서를 가지고 와서 증명되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고 4시간, 5시간 공항에서 잡고 있다"면서 "빨리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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