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중에도 'Viva la vida!'...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엿본 뮤지컬 '프리다'
어려움 중에도 'Viva la vida!'...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엿본 뮤지컬 '프리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2.04.09 09: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120% 충족시킨 것은 100% 배우들의 몫이었다
최정원, 리사 등 초호화 캐스팅...강한 흡인력과 에너지 눈길
.
왼쪽부터 레플레하 역의 리사, 메모리아 역의 최서연, 프리다 역의 최정원, 데스티노 역의 임정희. (사진=EMK)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국내 최정상의 최고 캐스팅에 빛나는 뮤지컬 '프리다: 더 라스트 쇼'가 지난달 1일부터 오는 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6일 뮤지컬 '프리다' 공연장을 방문, 극의 몰입도가 이렇게 높아질 줄은 꿈에도 예측 못한 채 극에 빠져들었고, 그 상황을 독자와 공유하고자 시도했다. 

이번 뮤지컬은 산다는 것과 죽음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한 사람의 속깊은 이야기를 다뤘다. 토크쇼 형식으로 이뤄진다는 게 독특한 부분이기도 했다. 

삶을 마치기 전 자신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고 해야 하나. 주인공이 죽기 전까지 그 파노라마를 토크쇼 형식으로 풀면서 이야기를 말로만 들려주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실제처럼 연기까지 하면서 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은 프리다 칼로. 실존 인물이었다. 그녀는 멕시코의 여류 화가로 이 뮤지컬에서는 세명의 크루들과 함께 그녀의 삶을 보여준다. 즉 프리다를 포함, 총 4명이 주인공처럼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간다.

총 4명의 배우만 출연하는 이 뮤지컬에서는 배우가 1인 2역을 한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프리다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더 라스트 쇼'의 재연배우가 돼 프리다 인생의 등장인물 역할을 한다. 

프리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늘 선택의 순간에 놓여지고 그때마다 프리다의 용기있는 선택에 따라 새 인생이 주어지곤 한다.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시점에서 이 쇼는 이미 평범한 쇼가 아니다. 

'라스트 나잇 쇼'의 막이 오르면 세명의 크루가 등장한다. 쇼를 소개하는 노래가 시작되고 첫판부터 화려한 무대에 시선을 온통 빼앗겨버린다. 

.
최정원 배우의 프리다 연기 모습. (사진=EMK)

주인공 프리다의 등장으로 무대는 잠시 고요해진다. 배우들의 포스는 대단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다시 한 번 설명하지만 이번 공연은 프리다가 생을 마치기 전 '더 라스트 쇼'에 출연해 삶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쇼의 진행자는 레프레하이고, 프리다는 이 쇼의 게스트다. 

주인공 프리다를 둘러싼 세명의 크루 중 레플레하는 토크쇼 진행자이자 프리다의 남편인 디에고 역할을, 데스티노는 프리다의 첫사랑과 죽음 역할, 즉 죽음의 유혹이 다가올 때쯤이면 죽음으로 몰아가려고 프리다의 살고 싶은 본능을 꺾어버리는 역할을 했다. 메모리아는 프리다의 어린 시절 등을 연기했다. 

레플레하의 진행으로 프리다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내기 시작한다. 프리다는 6세 때 소아마비에 걸리고 의족을 쓰기 시작한다.

18세에 심한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를 비롯, 온몸이 부서지기도 했다. 오른손만 정상적으로 쓸 수 있어 그림에 모든 걸 의존하게 된다. 

프리다는 자신의 미술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받고자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를 찾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디에고라는 인물은 여성 편력이 심한 사람이었고, 결정적으로 프리다의 여동생과 불륜을 저지르기도 했다. 몇 번의 유산을 겪기도 한다. 

둘은 헤어지지만 다시 재회한다. 프리다는 자신보다도 디에고를 더 사랑했다. 디에고 역할은 남자 배우가 하지 않았다. 레플레하 역할을 하는 배우님이 1인 2역을 맡았다. 프리다(최정원 분)를 연기한 배우의 명성에 걸맞는 에너지와 파워풀한 매력도 '말해뭘해?'였지만, 레플레하와 디에고 역할을 맡은 리사 배우분의 에너지와 진행력, 연기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능력 또한 시원시원하니 좋았다. 최정원 배우분은 원숙미와 노련미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혼자 길게 끌어가며 연기, 노래하는 장면을 보고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연기를 하는, 듣던대로 대단한 배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이 쇼(토크쇼)는 한 사람이 죽기 위한 쇼였다. 죽음을 위한. 죽음의 마지막 전야와 같은. 슬펐다. 자신의 인생을 다 실현해서 보여주고 난 뒤 결국 주인공은 죽음을 택한다.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연기로 보여줬고, 결국 지난 날에 대한 연기가 끝난 후 현실로 돌아와 진짜 죽음을 택한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극장은 작았다. 그 작은 극장에서 120% 보여줄 거리를 만들어 낸 것은 100% 배우들의 몫이었다. 

최정원 배우의 실제 자신의 방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자분자분 들려주는, 토크쇼에 임하는 자세로 연기를 펼쳐나가는 그런 모습들이 전부 배우의 연륜과 그 연륜에서 나오는 다정다감함이 물씬 드러났다. 

관객들과 일일히 눈을 맞추며 열연해준 리사 배우는 무반주로 긴 시간 노래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장면이 정말 대단했다. 성량도 놀랍도록 신선했으며 깔끔하고 좋았다. 

무대 장치는 화려하지 않았다. 전부 4명 배우들의 끼와 넘치는 에너지로 극을 이끌었다. 120%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마지막에 최정원 배우분의 독무대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극의 끝 부분 모두가 검정색에서 흰색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노래하는데 기분이 다시 들뜨고 좋아졌다. 세드 엔딩이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 였을까.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한 사람을 자신보다 사랑했던 주인공. 속을 썪이긴 했지만 결국 남편과의 재회, 몸은 부서져 정상적인 생활도 할 수 없었던 실제 주인공의 역할을 너무도 잘 연기해준 최정원 배우분을 비롯 세명의 크루들에게도 크게 환호를 보내고 싶다. 

특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를 외치며 죽음이 엄습해 오던 순간에서도 삶을 택하고 또 삶을 택했던 프리다의 어린 시절부터의 과거 회상, 연기는 웃프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그 만큼의 삶에 대한 열정, 어둠의 유혹을 물리치고 끈을 놓지 않아온 용기에 오히려 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역시나 극은 해피엔딩 피날레를 장식한 듯 했다. 모두가 함께 몰입하고 울었지만 곧바로, 역시나 'Viva la viva'를 외치면서 말이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