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면서도 세련되고 안정된 색감이 눈길 사로 잡아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너무나도 신선하고 현대 미술이지만 일상을 소재로 어렵지 않은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화려하지만 소박하고 간결한 전시회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어 화제다.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전'은 지난 8일부터 시작해 오는 8월 2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내외방송에서는 12일 예술의전당을 찾아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전을 내방했다.
전시회 규모는 보기 적당하게 넓고 컸다. 뭔가 아쉬움이 남을 듯 하면서 과하지 않았다. 일상을 소재로, 일상 속 우리의 소지품 등을 주제로 한 만큼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소장욕구까지 느낄 정도였다.
색상은 너무도 화려했고, 얌전한 느낌을 줬고 깔끔하기까지 했다. 전시회 초입에서는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도 멋진 조각상들이었다. 파스텔 톤의 색감이 좋았고, 깔끔하고 간결하게 표현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언어' 섹션은 알파벳을 그림 재료로 사용했는데 사물과 알파벳 혹은 알파벳으로 구성된 단어가 매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해석은 각자에게 맡기는 그런 것이었다.
'보통' 섹션부터 전시회장 이야기는 점점 더 재밌어졌다. 작가는 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 일상의 물건들을 그림의 소재로 잘 활용했다. 같은 물건들도 다르게 표현해서 많은 작품에 등장하도록 했다. 무언가 너무도 친근한, 일상의 소모품들이라 당연시하게 여겨졌던 물건들이 너무나 예쁜 작품으로 탄생된 것을 보고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기도 했다.
'놀이' 섹션에서는 기존의 틀을 깬 재밌는 시력 검사판, 여러 종류의 공들, 신발, 유에스비 등이 무한 소재로 사용됐다.
'경계' 섹션에서는 사물의 일부분만 나타낸 작품들이 주를 이뤄냈다. 어떤 물건인지 맞춰보도록 했다. 감칠맛난다는 표현이 어울릴듯 한데 8개의 그림이 한꺼번에 모여있는, 그것이 한 작품인 그림들은 마치 병풍을 연상시켰고,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다. 이 작품이야 말로 일상의 소중함, 소모품에 대한 귀중함을 부여하게 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결합' 섹션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다. 일상에서는 함께 사용하지 않는 연관성 없는 물건들을 조합해놨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상상하도록 머리를 끊임없이 자극시켰다. 이를테면 신발과 의자, 헤드셋과 테니스공, 얇은 노트북 컴퓨터와 코로나 마스크, 소독제 등은 서로 안어울릴듯한 소재들을 엮어놨지만 묘하게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일단 그림이 너무 좋았고, 잘 그렸다는 이유가 큰 몫을 한다.
자로 대고 그린 것 같은 직선 등이 수학적이면서도 눈에 유혹을 줄만큼 강렬한 색상 선택, 소모품이지만 너무 예쁘고 애정을 담아 그린 작품이라 그런 것들이 마음으로 느껴졌다.
이지현 수석 큐레이터는 내외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다들 일상이 어려운 시기지만 점점 미술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에서 특히. 저희도 그런 기회를 삼아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가의 작업이 일상을 주제로한 오브제로 칼라도 강렬하다. 누구나 보면 쉽게 와닿는 색감이 있어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어려움 없이 모두들 각자 다른 해석이겠지만 대중적으로 와닿고 있다는 걸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큐레이터는 "작가는 어떻게 보면, 그분이 말하고 싶은 건 일상의 오브제들이 실은 가장 특별하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또는 어느 나라에 있건 딱 보면 누구나 와닿을 만한 걸 가지고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보는 이마다 해석을 달리 할 수 있는 가능성 열어뒀다. 예술적 음유시인으로서 평범한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가다. 대중들도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