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 “장애인 이동권, 민관 노력으로 해법 찾아야”
[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 “장애인 이동권, 민관 노력으로 해법 찾아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7.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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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교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김필수 교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기자)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국내외 창궐로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회 구성원들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사람을 멀리하고 있으며, 많은 산업이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면서 산업군별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김필수 교수와 관련 이야기를 최근 나눴다.

- 코로나19 이전에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확보 등은 심각한 문제였는데요.
▲ 이동권은 비장애인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권리입니다. 다만, 코로나19로 장애인 이동이 더욱 어렵게 됐죠? 더군다나 비장애인들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이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도 사라졌고요. 정부나 정치권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선진국형 장애인 이동권은 남 얘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장애인 문제를 전담하는 보건복지부는 K방역으로 올해 국내외에서 갈채를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 등 복지 개선은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다른 현황을 챙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약간의 관심이 아쉽네요.

- 장애인 이동권 확보의 첩경이 장애인 전용차량 확대인데요.
▲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은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척도입니다. 이동이 없는 장애인의 삶은 죽음과 같기 때문이죠. 어렵게라도 출근하고 치열하게 움직여야 삶의 질도 풍부해지고, 사회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장애인 택시와 자차 이용입니다. 이중 장애인 택시는 운행 대수도 적고, 예약 등이 쉽지 않습니다. 자차 이용이 차선책인데, 이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장애에 맞게 차량을 개조해야 하는데, 비용이 상당해 소외계층인 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이죠. 실제 개조비용이 차량 가격의 서너 배에 이르고, 편의장치는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직수입하고 있어 큰 부담입니다.

- 장애인이 택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현재 어렵지 않나요.
▲ 2000년대 들어 대중교통 등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대거 확충됐지만,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눈총을 받으면서 휠체어 등을 이용한 이동은 매우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면서 여유와 배려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가 아쉬운 부분이죠.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여전히 멀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요.

- 장애인이 가장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게 바로 장애인 전용차량인데요.
▲ 이에 대한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부의 지원도 획일적이면서 적고, 장애인이 장애인 전용차를 갖기 위한 절차도 복잡합니다. 이중 하나가 장애인차로 구조변경인데요. 휠체어를 타고 자동으로 차량에 탑승토록 돕는 구조변경 업체들은 전문적이지도 않고, 편법이나 위험한 구조 변경을 일삼고 있습니다.

- 이 같은 구조변경 대상 차량이 승합차인 현대차 스타렉스와 기아차 카니발인데요.
▲ 네 맞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이들 차량 후면에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차량의 현가장치를 절단하고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현가장치는 차체의 중량을 지지하고, 차륜의 상하 진동을 완화해 승차감을 개선합니다. 아울러 화물의 충격으로 인한 차량 파손도 방지합니다. 게다가 현가장치는 급회전구간에서 안정된 차체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안전장치입니다. 이를 임의로 절단하고 구조를 변경하면 탑승객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죠.

▲ 김 교수는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위해 전용차량 개조와 구입 등에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렉스 장애인 전용차량.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김 교수는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위해 전용차량 개조와 구입 등에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렉스 장애인 전용차량.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관계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수수방관도 문제 아닌가요.
▲ 그렇죠. 국토부가 장애인 전용차량에 대한 확실한 안전기준이나 구조변경 등에 대해 인식이 없는 실정이니까요. 현재 장애인차 구조변경은 심각한 결격사유를 갖고 있습니다. 장애인차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구조변경도 불법으로 진행되고 있어 장애인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 관련 기업 중 제대로 된 구조변경을 실시하는 기업도 있지 않나요.
▲ 기아자동차가 대표기업인데요. 기아차는 조만간 4세대 신형 카니발을 출시합니다. 인기 차량이라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 각각 탑재된 모델만 선보일 예정입니다. 장애인용이나 택시용, 서민용으로 LPG엔진은 없습니다. 기아차가 내수 2위의 완성차 기업인 만큼 모두를 배려하는 LPG모델을 내야 합니다. LPG 카니발은 친환경적이라 활용도가 뛰어납니다. 여기에 장애인차에 대한 법적인 제한도 사라졌고, 유지비도 저렴해 소외계층인 장애인에게는 안성맞춤인 차량이죠.

- 카니발 LPG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라는 측면에서도 그 가치를 돈으로 따지기 힘들 듯 합니다만.
▲ 카니발 LPG에 대한 기아차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가솔린과 디젤트림으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 굳이 LPG엔진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기업 시민으로서 LPG트림을 출시해야 한다는 거죠.

- 카니발이 인기가 높은 반면, 기아차의 사회적 기여도나 사회 약자에 대한 배려는 약하다는 지적인데요.
▲ 기아차는 현대차와 함께 국민의 기업 이미지가 강합니다. 보이지 않는 사회적 기여나 흐름을 읽고 배려하고 국민의 감정을 아우르는 신차 정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카니발은 이 같은 흐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이 꺼려하는 환경오염의 주원인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심각하게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소비자들도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LPG 모델을 기대하고 있고요. 카니발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하이브리드와 LPG라는 친환경적 요소가 가미된다면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됩니다. 기아차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 다시, 구조변경으로 넘어가, 이는 국토부만 짊어질 사안은 아닌데요.
▲ 장애인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구조변경 기준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부, 완성차 연구개발 등을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배기가스 등 환경 임무를 가진 환경부, 선진 문화조성의 역할을 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의 총체적인 역할과 융합적인 기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제작사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역할과 배려도 절실합니다.

- 장애인 전용차량 활성화는 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말씀 같습니다.
▲ 아직 정부의 인식과 제도적 지원이 약하고 국산차 업체의 인식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사회적 후유증이 확대되면서 세계가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도 사상 최악입니다. 민관이 노력하면 해법은 금방 찾을 수 있고, 또 바로 실현 가능할 것입니다.

김필수 교수는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자동차튜닝산업협회장, 서울오토서비스 서울오토살롱 조직위원장, 중고차 포럼,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이사,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이사, 대한자동차기술학회 부회장, XIT 기술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김 교수는 국내 자동차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마르퀴즈 후즈 후 인 더 월드’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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