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무용지물…석유公만 ‘좋은 일’
알뜰주유소 무용지물…석유公만 ‘좋은 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1.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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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역전 현상 뚜렷…저유가로 일반주유소가 저렴, 공사 자산 2% 늘어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2011년 들어 국내외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자, 정부가 같은 해 말 도입한 알뜰주유소가 최근 저유가 시대를 맞아 무용지물이 됐다.

알뜰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정유사 기름을 구입해 판매하고, 셀프주유소로 전환해 인건비와 사은품 미지급 등으로 고정비용을 없애 기름값이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한 주유소다. 알뜰주유소는 당초 기름값이 리터당 200원 정도 저렴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50원 정도 저렴하다.

여기에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용하는 고속국도휴게소 EX-OIL주유소와 농협주유소, 자영알뜰주유소 등이 있다. 현재 국내 알뜰주유소는 1200곳이 있다.

▲ 2011년 12월 말과 이듬해 2월 초 각각 문을 연 중부대로 용인시 처인구 구간에 있는 자영알뜰주유소와 경부고소국도 기흥휴게소 알뜰주유소.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2011년 12월 말과 이듬해 2월 초 각각 문을 연 중부대로 용인시 처인구 구간에 있는 자영알뜰주유소와 경부고소국도 기흥휴게소 알뜰주유소.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2011년 12월 말과 이듬해 2월 초 각각 문을 연 중부대로 용인시 처인구 구간에 있는 자영알뜰주유소와 경부고소국도 기흥휴게소 알뜰주유소.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다만,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알뜰주유소의 매력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주유소보다 유가가 비싼 것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2일 전국 주유소의 리터(ℓ)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1318원, 경유 가격은 1118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 유가를 기록한 2012년 보다 각각 33.6%(668원), 38.1%(688원) 각각 급락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석유수요가 감소하면서 국제 유가 역시 크게 떨어진 게 여기에 힘을 보탰다.

실제 우리나라 유가에 4주 정도 시차를 두로 영향을 미치는 두아비유 현물 가격은 2012년 배럴당 124달러(3월 14일)로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120달러 대를 유지했다.

이후 두바이유는 2013년 100달러대, 2014년 50달러대, 2015년 30달러 대로 떨러졌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올랐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창궐로 14달러(4월 22일)로 곤두박질 쳤다.

올해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40달러로 2012년 평균 가격(106달러)보다 62.3% 하락했다.

▲ 성남시 산성대로변에 있는 (위부터)셀프주유소와 이곳에서 1㎞ 떨어진 일반주유소의 지난 주 유가 현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성남시 산성대로변에 있는 (위부터)셀프주유소와 이곳에서 1㎞ 떨어진 일반주유소의 지난 주 유가 현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성남시 산성대로변에 있는 (위부터)셀프주유소와 이곳에서 1㎞ 떨어진 일반주유소의 지난 주 유가 현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국내 유가에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싱가포르 시장의 석유제품가격도 마찬가지다.

2013년 배럴당 휘발유 가격은 133달러, 경유가격은 136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으나, 2014년 각각 110달러대, 2015년 60달러대, 2016년 50달러대로 낮아졌다.

그러다 싱가포르 유가는 2018년 각각 70달러대로 올랐지만, 지난해 60달러대로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올해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44달러, 48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2012년 평균보다 각각 63%(76달러), 62.5%(80달러) 급락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국내 유가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국 주유소 유가는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인 1월 16일 l당 휘발유가 1572원, 경유가 1401원으로 올 들어 가장 비쌌다.

다만, 4월 3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하는 등 감염병 창궐로 석유수요가 뚝 떨어지면서 5월 15일 전국 유가는 각각 1248원, 1059원으로 4개월 사이 20.6%, 24.4% 하락했다.

▲ 서울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 인근에 있는 알뜰주유소와 이곳에서 1.4㎞ 떨어진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 유가 현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서울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 인근에 있는 알뜰주유소와 이곳에서 1.4㎞ 떨어진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 유가 현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서울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 인근에 있는 알뜰주유소와 이곳에서 1.4㎞ 떨어진 셀프주유소의 지난 주 유가 현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추해지면서 경제활동 재개로 국내 유가는 1300원대까지 올랐지만, 앞으로 재하락이 불가피하다.

8월 15일 이후 확진자가 대거 늘면서 이달 20일 확진자는 3만명을 넘는 등 감염병의 2차 대확산이 현실이 된데 따른 것이다.

향후 국내 유가도 하락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로 인해 알뜰주유소 역시 힘을 못 쓰고 있다. 유가가 일반주유소보다 비싼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성남시 중원구 산성대로 변에 있는 SK셀프주유소의 경우 지난주 휘발유가는 1457원, 경유가는 1267원이었다. 이 곳에서 1㎞ 가량 떨어진 일반자영주유소의 같은 기간 유가는 각각 1409원, 1219원으로 알뜰주유소 격인 셀프주유보다 저렴했다.

서울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역 인근에 있는 알뜰주유소의 같은 기간 유가는 각각 1329원, 1219원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여기서 1.4㎞ 떨어진 셀프주유소 유가와 같은 수준이다.

저유가 시대에 알뜰주유소가 경쟁력을 상실한 셈이다.

▲ 유공사는 2017년 하반기 고속국도휴게소 알뜰주유소폴을 EX-OIL폴로 교체하고 석유유통사업을 본격화했다. 2017년 말 폴 교체로 일시 문을 닫은 기흥휴게소 알뜰주유소.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석유공사는 2017년 하반기 고속국도휴게소 알뜰주유소폴을 EX-OIL폴로 교체하고 석유유통사업을 본격화했다. 2017년 말 폴 교체로 일시 문을 닫은 기흥휴게소 알뜰주유소.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이와 관련, 성남시 중원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주 모(68,남) 사장은 “알뜰주유소가 고유가 시대에는 다소 경쟁력이 있지만, 저유가 시대에는 큰 장점이 없다”며 “이는 2011년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만들면서부터 제기됐다”고 말했다.

반면, 알뜰주유소 사업으로 석유공사만 이득을 보고 있다.

석유공사는 당초 해외 유전개발과 석유비축 사업만을 영위했지만, 알뜰주유소 사업에 투신하면서 자연스레 석유유통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출범 초기 고속국도휴게소 주유소에 알뜰주유소폴을 내걸었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는 EX-OIL폴로 교체하고 석유유통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석유공사의 요약기준 총자산은 18조 9727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 6618억원)보다 1.7% 늘었다. 이는 2015년 상반기 총자산(24조 8074억원)보다는 23.5% 급감한 수준이다.

정부는 알뜰주유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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