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추진, 알뜰주유소도 자영주유소 몰락 부추겨” 지적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국내 주유소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전자들이 외출을 꺼리고,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유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실제 올해 1∼3분기 전국 ℓ당 평균 휘발유가격은 1395원, 경유가격은 120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54원), 9%(119원) 하락했다.
이는 국내외 유가가 사상 최고이던 2012년 유가보다 29.8%(591원), 33%(600원) 각각 급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국내 주유소는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던 2012년 3월 1만 2916곳(영업업소)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4월 1만 2907곳으로 사상 처음 감소하기 시작했다.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중반 주유소간 제한 거리 폐지와 유가 자율화로 경쟁이 심화돼서다.
주유소는 꾸준히 줄어 2012년 말 1만 8039곳으로, 2013년에는 1만 2687곳으로, 2015년에는 1만 2178곳으로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는 1만 1499곳의 영업 주유소가 올해 9월 말에는 1만 1425곳으로 다시 줄었다.
올해 국내 유가는 유가가 사상 최고이던 2012년보다 30% 이상 급락했다. 이 기간 폐업 주유소는 2012년 219곳, 2013년 310곳, 2015년 309곳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셀프주유소는 크게 증가했다. 2012년 1068곳이던 셀프주유소는 이듬해 1493곳으로 늘더니, 지난해 3939곳으로, 올해 9월말 현재 4343곳으로 각각 급증했다.
최근 석유수요가 줄면서 일부 주유소는 심야 영업과 함께 주말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심야 영업이 사라지고, 유동인구가 급감해서다.
성남시 중원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주 모(68,남) 사장은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심야 시간대와 일요일에 주유소 문을 닫는다”며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셀프주유소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도 자영 주유소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국내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11년 말에 유가 안정을 위해 알뜰주유소를 추진했다. 알뜰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을 구입하고, 사은품 미지급, 셀프주유소로 전환해 고정비용을 줄인 주유소다. 이곳의 기름 값은 일반
자영주유소보가 기름 값이 리터당 50원 정도 저렴하다. 현재 국내에는 1200여곳의 알뜰주유소가 있다.
한편, 석유공사는 당초 2015년 알뜰주유소를 전국 주유소에서 10% 비중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국내 유가 역시 하향 안정되면서 알뜰주유소 확산이 주춤했다.
이를 감안해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사업을 공사 산하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자영주유소 전환 알뜰주유소와 농협주유소,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고속국도 EX-OIL 주유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