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왜 한국 부동산을 사들일까?
중국인은 왜 한국 부동산을 사들일까?
  • 허수빈 아나운서
  • 승인 2021.10.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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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계획과 맞물린 부동산 매입
정부 정책지원, 기업 자본 투입 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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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여러 주변국가와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사진=내외DB)

(내외방송=허수빈 아나운서) 대한민국은 사계절의 축복과 무역의 혜택을 받은 지리적 이점을 갖췄다. 더불어 풍부한 먹거리와 한류문화의 성공으로 해외에서 국가 이미지도 드높아졌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 증가는 대한민국의 화려강산이 주관적인 평가가 아니라는 긍정적 지표이기도 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중국 경제성장이 가팔라지면서 해외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났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며 높아진 한국 부동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중국의 부동산 매입 현상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중국은 한국보다 먼저 캐나다와 호주 영국 등의 땅을 사들였으며 전 세계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군대를 이끌고 이웃 국가를 침략해 영토를 차기하고 세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제는 매매 증명서만 있으면 누구나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자국민 규제 강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자유로운 부동산 매입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역차별 문제를 넘어 이러한 점에서 기인한다. 자본이 권력이 되는 사회에서 자본을 통한 합리적 토지 점유는 위험한 이슈가 됐다.

중국은 달러에서 위안화로의 20세기 패권 교체 시도에 실패한 후 자본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국경을 둘러싼 파키스탄, 스리랑카, 미얀마 등의 국가에 사회기반 시설을 지어주는 원조 정책을 펼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부티에 군항을 만들어 군대를 주둔시켰고 중국 쿤밍에서 라오스 인도차이나반도를 지나 싱가포르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만드는 사업에 해당 국가들을 참여시켰다.

이는 인도를 견제하기 위한 인도양 지배 목적과 중동에서부터 오는 석유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 중국은 미국 등의 선진국에 대항하기 위해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주변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당 경로 걸쳐져 있는 대만을 중국에 편입하려 위협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20여개가 넘는 국가와 영토 분쟁 중이다. 중국의 주장대로라면 아시아 대부분 국가는 중국 땅이 되는 셈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해외 부동산 매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때는 일대일로 계획 시점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를 본격화했고 2012년까지만 해도 연간 해외 부동산 투자액이 56억달러에 불과했던 투자액은 시진핑 정부 출범 후 연간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깊게 개입하는 중국의 경제 구조상 투자를 주도한 배경에는 개인이 아닌 정부의 정책지원과 기업의 자본 투입이 있다. 2013년 중국 정부는 보험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총자산의 15%까지 허용했다. 이어 기업이 해외에 투자할 때 정부 승인을 취득해야 하는 한도액도 상향 조정했다. 주요 핵심 사항은 시장화와 자유화의 촉진,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활성화였다. 대형 금융회사와 부동산 개발업체, 보험회사 등은 런던 뉴욕 등 선진국 대도시 상업용 부동산을 타깃으로 부동산을 매입했고 여기에 투자되는 차이나머니는 연간 5배 이상 늘어났다.

타깃이 된 영국과 뉴욕 부동산 가격은 수직 상승했다. 당시 영국 런던시가 발표한 외국인 주택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런던 집값 급등 배경에는 중국계 부동산 사재기 열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나이트프랭크는 중국이 해외 부동산 투자의 주력 부대로 떠올랐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지역에 차이나 머니 영향력이 미치기 시작했으며 이 같은 투자가 런던, 샌프란시스코 등의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인은 규제가 완화된 후 미국에서 한 해 동안 3만 3000채의 주택을 사들였고 대부분 핵심 지역에 위치한 상업 건물과 고급 주택이었다. 중국인 부동산 투자액은 타 국가 외국인의 두 배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시중보다 더 후한 가격에 부동산을 현금으로 매입했고 부동산 가격은 그대로 굳어졌다.

캐나다에서는 중국인이 밴쿠버와 토론토 부동산 시장 한 해 전체 물량의 33%, 14%를 사들였다. 당시 캐나다 부동산은 30% 이상 가격이 뛰었다. 특히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인 밴쿠버는 2005년부터 2019년 동안 주택가격이 3배 넘게 뛰었다. 밴쿠버에서는 다운타운에 있는 펜트하우스를 무작위로 가르치면 그곳이 중국인 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호주는 중국인의 투기 피해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다. 시드니를 제외하고 비교적 경제적 이슈가 없던 호주는 중국 자본이 밀려들며 크기 변했다. 중국 투자자가 몰리며 시드니 주택 가격은 매년 1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당시 호주에 투자이민 비자를 신청한 이민자 중 90%는 중국인이었을 정도로 많은 중국인이 호주로 밀려들었다. 2017년 중국이 사들인 부동산 가격은 한국 돈으로 약 12조원에 달한다. 시드니 채스우드 지역의 구매자 중 90%는 중국인 투자자일 정도였다. 결국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 새 배 이상으로 올랐고 시드니의 주택 가격 중간값은 가구소득 중간값의 13배에 달했다.

문제는 가격 상승뿐이 아니다. 점령된 토지는 중국인만을 위해 사용되거나 훼손됐다. 호주 중국 부동산업체 ‘차이나 블룸’은 호주 케스윅 섬의 국립공원 구역을 제외한 20% 지역을 향후 99년간 장기 임대하기로 주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차이나 블룸’은 레저시설을 만들기 위해 거북 서식지 등을 파괴했다. 모든 길목에는 ‘접근 금지’ 표지판을 세워 중국인 입장만 허용했고 주민들은 먼 길을 돌아가거나 보트를 타야만 이동이 가능해졌다. 호주 주민들은 “섬을 빼앗겼다”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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