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게임 플레이어와 캐릭터 관계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
KAIST, 게임 플레이어와 캐릭터 관계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
  • 한병호 기자
  • 승인 2021.11.09 09: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러티브 게임
각 플레이어 별 반응이 상이했던 이유 분석
캐릭터와 플레이어가 관계를 맺는 방식의 개인차
플레이어-캐릭터 관계, 플레이어 반응, 만족도의 다이어그램 (사진=KAIST 제공)
플레이어-캐릭터 관계, 플레이어 반응, 만족도의 다이어그램 (사진=KAIST 제공)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지난 2020년 출시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The Last of Us PartⅡ)'는 7년 전 출시된 전작의 세계적인 성공과 함께 큰 기대를 불러 모았으나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다른 경지에 끌어올린 걸작이라는 평과 플레이어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평이 공존하며 극명한 대립을 이뤘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The Last of Us partⅡ)'와 같은 '내러티브 중심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반응이 사람마다 달라지는 이유에 대해 학술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내러티브 게임이란, 가상의 설정된 상황을 조직하고 전개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게임이다. 각각의 상황마다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며 선택에 따라 게임 속 캐릭터의 삶이 결정되는 것이다.

9일 KAIST에 따르면 문화기술대학원 도영임 초빙교수가 내러티브 게임에서 플레이어-캐릭터 간의 관계와 게임 만족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The Last of Us PartⅡ)' 게임을 플레이했던 12명의 플레이어를 심층 인터뷰해 이 게임의 호불호가 갈렸던 이유를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의 관계에서 밝혀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의 캐릭터 - 조엘, 엘리, 애비 (사진=KAIST 제공)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의 캐릭터 - 조엘, 엘리, 애비 (사진=KAIST 제공)

인터뷰에는 이 게임에 만족한 사람과 불만족한 사람이 두루 참여했으며 한국·스위스·미국·필리핀·에콰도르 등 다양한 국적의 플레이어가 참여했다.

연구자들은 플레이어와 게임 캐릭터의 관계에서 중요한 심리적인 요인 3가지를 밝혀냈으며 이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게임의 만족도 차이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강제적인 캐릭터 전환에 대한 관용성'이다. 

이는 컨트롤하는 게임 캐릭터가 강제로 다른 캐릭터로 전환되었을 때의 저항감의 정도 차이를 말한다. 게임에 불만족한 플레이어는 컨트롤하는 캐릭터가 강제적으로 바뀐 것에 대해 플레이어로서의 권한을 빼앗겼다는 인식을 가진 반면, 게임에 만족한 플레이어는 이를 스토리를 이어가는 대담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두 번째는 '캐릭터 애착 형성의 유연성'으로서 기존에 캐릭터와의 애착을 넘어 다른 캐릭터와 추가로 애착을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의미한다. 

이 게임에 불만족했던 플레이어들은 전작에서 강한 애착을 형성한 캐릭터들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고 새롭게 등장해 적대적인 위치에 있는 캐릭터를 끝까지 거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게임에 만족했던 플레이어는 새로운 캐릭터와도 애착을 형성하며 한 캐릭터에 대해 자신의 감정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였다.

마지막으로 '캐릭터 이미지의 변화 수용성'이다. 

불만족한 플레이어는 자신이 인식한 캐릭터 이미지에 반하는 새로운 정보나 행동을 비논리적이라고 여기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만족한 플레이어는 새로운 정보들과 캐릭터 행동을 스스로 해석해서 캐릭터의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내러티브 게임과 관련한 기존 연구들은 플레이어의 경험보다는 게임의 디자인에 더 초점을 맞춤으로써,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변화나 감정, 개인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이 연구의 결과는 플레이어와 게임 캐릭터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게임 개발자들이 모든 플레이어를 만족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적절한 플레이어 그룹을 목표로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도영임 초빙교수는 "게임의 경우 책이나 영화와 달리,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직접 움직이면서 캐릭터의 감정에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며 "이러한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게임은 내러티브 경험의 효과적인 전달 매체로서 앞으로 사회문화적, 예술적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