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김지수 기자) 스웨덴 최초 여성 총리인 막달레나 안데르손(54)이 취임 후 불과 7시간 만에 사임했다. 취약한 연정을 이끌기보단 내년 총선에서 새 정부를 구상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24일(현지시간) BBC는 "막달레나 안데르손 총리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 총리에 올랐으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이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의회에서 예산안까지 부결되자, 국왕을 접견하지도 못한채 끝내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정부 공식 트위터 계정에도 "첫 여성총리로 취임했던 막달레나 안데르손이 의회 총리 취임 승인 투표 후 몇시간 만에 사임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안데르손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예산안이 부결되고 의원들이 야당 예산안을 지지하자 사임을 결정했으며, 자신이 당수로 있는 사회민주당 주도 소수 연립 정부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 정부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임시 정부로 남아 있게 된다.
외신들은 "안데르손 총리가 의회 의장에게 '사회민주당 단일 정당 정부의 수장으로서 총리에 지명되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며 "취약한 연정을 이끌기보단 내년 총선에서 새 정부를 구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전망했다.
안데르손 전 총리는 "의장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연정의 한 정당이 그만두면 사임해야 하는 관행이 있다"면서 "정당성을 의심 받는 정부를 이끌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스웨덴 의회는 같은 날 열린 인준 투표에서 안데르손 사회민주당 대표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전체 349개 의석 가운데 찬성 117표, 반대 174표, 기권 57표가 나왔고 1명은 불참했다. 스웨덴에서는 총리 후보가 의회의 과반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과반인 175명이 반대하지 않으면 된다.
안데르손 총리는 투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스웨덴을 통치할 수 있다. 스웨덴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몇 시간 만에 사임을 택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스웨덴의 첫 여성 총리로 지난 1996년 예란 페르손 총리의 자문을 시작으로 정치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스테판 뢰벤 총리 내각에서는 2014년 재무장관으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좌파 성향의 사민당 소속임에도 무리한 재정이나 복지 확대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