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2층 상설전시장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서 '영조가 옛일을 생각하며 글을 적은 현판(억석년회천만 憶昔年懷千萬 현판)'을 이달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해 공개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국·영문 자막과 함께 해설 영상으로 공개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이날 밝혔다.
'억석년회천만 현판'은 영조가 1774년 3월 21일 왕세손(훗날 정조)과 함께 궁궐 안 여러 곳을 돌아보고 지은 글을 새긴 현판이다.
영조는 당시 81세였으며 왕세손을 데리고 경복각(敬奉閣)을 참배 후 홍문관(弘文館), 춘방(春坊), 승정원(承政院) 세 곳을 돌아보며 한 일이 옛날에 행해졌던 일과 일치하는 것을 뜻밖이라 생각하며 다음날 글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이 글을 영조는 승정원 방승지(戶房承旨) 이재간(李在簡)에게 글씨로 쓰게 해 현판으로 만든 뒤 삼원(三院), 즉 세 관서(官署)에 걸게 명했다.
조선시대 궁중 현판에는 왕이 글을 짓거나 글씨를 쓴 사례가 매우 많은데 그 내용과 의미를 널리 알리고 후대까지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판에 새겨 궁궐 건축물의 안팎에 걸었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궁궐을 비롯한 별궁, 행궁, 종묘 등 조선 왕실 관련 건축물에 걸렸던 궁중 현판 775점을 소장하고 있다.
'억석년회천만 현판'이 전시된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서는 이외에도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건물인 태백산사고 실록각에 걸었던 현판인 '실록각', '고종이 왕세자 순종의 서연을 보고 지은 시를 새긴 현판'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