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몽 속에서도 유가전쟁 압박하는 트럼프…‘미국도 원유 감산 동참해라’
코로나 악몽 속에서도 유가전쟁 압박하는 트럼프…‘미국도 원유 감산 동참해라’
  • 한병호 기자
  • 승인 2020.04.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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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공개적으로 미국에 감산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전쟁에 미국이 휘말리는 2라운드가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공개적으로 미국에 감산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전쟁에 미국이 휘말리는 2라운드가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3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증산 경쟁을 압박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9달러까지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사우디가 4월 1일부터 2월 산유량보다 27% 증가한 일일 1230만 배럴 생산에 돌입하자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감산 합의 결렬을 두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미국의 원유 생산이 하루 평균 1300만 배럴 생산하면서 미국 에너지 업체의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었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전쟁의 중재자로 등장하면서 유가가 폭등했지만, 감산 협의가 9일로 미뤄지는 등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한다는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에 따르면 2018년 주요 산유국 일일 생산량은 미국이 1794만 배럴, 사우디가 1242만 배럴, 러시아가 1140만 배럴 등을 기록했고, 캐나다, 중국,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도 300~5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 국제유가마저 급락세가 계속된다면 주요 산유국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이에 주요 산유국들이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원유 증산계획을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지난달 감산을 논의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었지만, 공개적으로 미국에 감산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유가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는 이라크와 UAE마저 미국에 석유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나섰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줄이지 않으면 유가 가격 안정화는 달성하기 어렵다. 수요가 급감한 데다 산유국들이 잇따라 증산에 나서면서 수요·공급 모두 유가를 압박하고 있어 미국 석유업계는 파산과 경영진 교체 등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산에 부장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석유 수입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시사해 자국 석유업계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석유산업 보호를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미국 기업의 3월 감원 규모는 22만 2천여명으로 집계돼 한 달 전보다 4배 급증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감산을 선언하면 핵심 지지세력인 미 석유업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 충격파 속에서 안정적인 원유 수출을 통해 향후 미국 위주의 원유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미국의 입장에서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 자국의 산업 보호는 물론,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상쇄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치적․경제적 위기를 중동이나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돌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이란의 기습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란을 의도적으로 자극했다. 중동 정세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가 상승을 견인하거나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폭락사태에 따른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우방국 기업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재재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는데, 미국은 인도에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라고 압박해 4월부터 원유 수입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조치에 무대응 내지 부당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의 입김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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