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정영훈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6개월 전 불거졌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전격 사퇴했다.
23일 오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고 강제추행으로 인지했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이어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면서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며 흐느꼈다.
오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3전 4기 도전 끝에 부산시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그의 당선은 1995년 처음 시작한 민선 1기 지방선거 이래 23년만에, 그 이전 보수정권의 임명직 단체장 시절을 합하면 30여년만에 부산 지방권력이 보수에서 진보로 교체된 초미의 사건이었다.
오 시장의 사퇴로 당분간 부산시정은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으로 이끈다.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치러진다.
한편, 22일 지속가능공동체포럼과 부산경실련 부설 시민대안정책연구소는 최근 부산지역 전문가와 오피니언리더 등 110명을 대상으로 제21대 총선을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부산지역 총선 결과에 미친 영향(10점)에 오거돈 부산시장의 시정에 대한 실망 및 비판이 7.20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부산 민주당에 대한 실망 및 비판 7.17점, 부산지역 경제 위기 7.05점,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 및 비판 6.40점으로 집계됐다. 이어 수도권 여권 표 결집에 대한 견제 심리 6.31점, 부산 통합당에 대한 기대 및 신뢰 4.90점 등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평소 말을 더듬는 습관을 고치고 자신감을 갖고자 성악에 입문해 방송 무대에 서기도 했다. 또 동명대학교 총장시절엔 ‘노래하는 총장’으로 불리며 노래로 학생들과 소통했다.
그토록 꿈꾸던 부산시장직에 어렵게 오른 그는 취임 2년을 못 채우고 성추행이란 불명예를 안고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한계를 극복한 오뚝이’는 성추문 불명예를 극복하고 다시 우뚝 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