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유엔 기조 연설서 ‘종전선언’...엇갈리는 평가
文 대통령, 유엔 기조 연설서 ‘종전선언’...엇갈리는 평가
  • 전기복 기자
  • 승인 2020.09.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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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각 22일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각 22일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내외방송=전기복 기자)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합니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각 22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던진 메시지다. 이같은 발언은 남북과 북미대화 모두 장기 교착에 빠져든 가운데 이를 풀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 풀이된다.

다만, 종전선언 당사자인 북한, 미국, 중국은 냉담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같은 날 나란히 연설에 나섰지만 이례적으로 대북 관련 언급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에 힘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또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첫 시작이라는 점에서 남은 임기 내 종전선언을 마무리 짓기 위해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는 절박감도 묻어난다. 특히, 마지막 냉전체제가 남아있는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대변되는 동북아 평화와 연결되고 나아가 전 세계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과도 맞닿아있다.

◇ 엇갈리는 외교 전문가들의 평가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가 당장 수용하기는 어렵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카드라고 평가한 반면 다른 일부 전문가들은 시기 상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는 “미국이나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는 다른 개념이다. 국제법상 6·25전쟁은 계속되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인데, 모든 변수를 다 고려하면 너무 복잡해지니 말 그대로 선언 차원에서 종전선언만 해도 한반도에서 큰 안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이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한반도 문제가 꼬이고 첫 단추가 제대로 꿰지지 않은 부분이 어디인가를 환기한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남북과 북미 모두 교감한 중요한 사안인데 현 시점에서 다시 종전선언의 의미를 복기하는 것 자체는 실현가능성을 떠나 북한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메시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은 종전선언을 제시한 것을 두고 안보 현실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비핵화 대화 제안을 잇달아 거부한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계속 노력해가야 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은 확고한 선비핵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내년 1월 김 위원장의 신년사까지 약 2개월이 비핵화 대화 재개의 사실상 마지막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당장은 북미 대화 재개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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