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검사’ 사칭범 잡혀...범행으로 호화생활
‘김민수 검사’ 사칭범 잡혀...범행으로 호화생활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1.04.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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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보이스피싱 일당 98명 검거
▲ (사진=부산경찰서 제공)
▲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내외방송=신새아 기자) #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지방검찰청 김민수 검사입니다. 김동현(가명)씨지요? 지난 2020년 1월 13일 금융사기단인 최민경 일당을 검거하였는데, 최민경 일당의 계좌에서 김동현님 통장으로부터 수백만 원을 인출한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김동현 님의 개인정보 유출인지, 아니면 이번 사건의 가담자인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니 수사에 협조해 주십시오. 만일 이에 불응하거나 중간에 통화를 중단할 시에는 공무집행방해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및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될 것이며 전국에 지명수배령이 내려지며 즉시 처벌받게 됩니다”

2020년 1월 20일 월요일, 이 한 통의 전화로 한 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전화를 받은 며칠 뒤 신변을 비관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통화에 등장하는 ‘김민수 검사’는 이 A씨에게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통장에서 돈을 인출 해야 한다"고 속인 뒤 42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2월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북 순창에 사는 자신의 아들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 사례를 담았고, 게시글은 2만 2000여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14일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범죄단체 가입 활동 혐의로 보이스피싱 핵심 조직원 40대 남성 B씨 등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 김민수'를 사칭한 ‘그놈 목소리’의 핵심 범인들이 검거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검사 김민수’ 사칭범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피해금액만 100억원에 달한다. 2015년 8월경부터 중국 현지에 콜센터 등을 두고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후 2020년 12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였다.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저금리 대환 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또한 이들은 총책과 팀장, 전화상담원, 통장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가 맡은 지위에 따라 범죄수익을 분배하는 소위 ‘기업형 범죄단체’를 꾸렸다.

나아가 조직원들은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중국에서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1월 A씨 등이 속해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을 1차로 검거해 언론에 알렸다. 이후 핵심 조직원 B씨가 유튜브에서 20대 취업준비생 소식을 접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 달 뒤에 국내로 들어온 뒤 숨어지내다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해당 조직 구성원이 대부분 검거됐으며, 일부 간부들만 인터폴 수배를 받으며 해외에서 도피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거 소식을 접한 A씨의 아버지는 "평생 한이 맺힐 뻔 했다. 김민수 검사 사칭범을 평생 못 잡을 줄 알았다"며 안도감을 내비치면서도 "공판 과정에도 참여해 피의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서 법률 전문가는 내외방송과의 통화에서 “이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서 더 이상 안 속을 것 같은 보이스피싱은 막상 또 전화를 받으면 깜빡 속아 넘어가기 쉽다. 개별적 사건으로만 보면 금액이 소액인 경우가 많아 사건화되기 어려워 보이스피싱 업체들이 이 점을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금전 요구 등 전화상으로 어떤 행동을 지시할 경우엔 먼저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먼저 전화를 끊고 해당 관공서나 공공기관의 대표 번호를 검색해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문의하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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