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영화 데뷔 50년을 맞은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안는 영예를 얻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쟁쟁한 후보들과 맞붙었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바아 콜맨 등의 후보들을 제쳤다.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 호명했다.
윤여정은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냐?"며 농담을 건네며 소감 발표를 시작했다.
윤여정은 "유럽 분들이 제 이름을 여여나 정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위트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윤여정은 "내가 운이 좀 더 좋았거나,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특별히 환대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작 '화녀'의 김기영 감독과 자꾸 일하러 나가라는 두 아들에게도 특별한 인사를 전했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윤여정은 영화 속 딸(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이다.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라는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전력이 있는데 그 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쾌거를 안은 아시아 여성 배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