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세계화에 발맞춘 '한글 실험전'...BTS '봄날' 보러 사람들 모여
한글 세계화에 발맞춘 '한글 실험전'...BTS '봄날' 보러 사람들 모여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04.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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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각자 표현하고 싶은 내면의 소리를 각자가 선택한 매개체 즉 한글을 통해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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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인 작가 작품인 '훈민정음체 광화문 현판'. 훈민정음으로 한시라도 빨리 교체해야 머지 않은 미래에 문화재로서 빛을 발할 것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봄의 향기 물씬 나는 캘리그라피가 좋아지는 계절이다. 자연을 소재로, 사람이나 옷을 소재로 다양하게 한글을 매개로 관람객들을 잠시나마 쉬게 해주는 전시회가 있다. '2021 한글실험전 캘리그라피적 해석 8' 전시회가 4월 20일부터 5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이야기 한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요즘은 큰 규모로 열리는 전시회들이 많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전시관의 상황에 따라 잠시 쉬어감을 거쳐서라도 문들을 열고 있다. 큰 규모의 전시회는 눈을 즐겁게 해주고 분위기에 압도되기도 하며 웅장함에 황홀한 기쁨을 주기도 한다. 

작은 전시회는 작가의 의도와 생각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큰 규모의 전시회는 아니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쯤은 꼭 마음에 품고 돌아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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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고은 작가의 '행복은 부엉부엉'. 부엉이의 미소가 주변으로 퍼져나가 선한 영향력을 내뿜는 듯한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훈민정음체 광화문 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광화문 현판만큼은 한글의 첫 모습인 훈민정음체로 교체를 위한 운동에 앞서 만들어진 현판이다. 지금 교체가 된다면 100년, 200년 후에는 이것이 큰 자산이 되고 문화재가 될 것이다. 강병인 작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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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우석 작가의 '마음'. 마음이라는 단어를 특이하면서 아이디어적으로 반복해 썼다는 점이 눈에 띄고 그 반복 만큼이나, 그 이상의 반복이 일어나더라도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는 글귀가 공감 가는 대목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행복은 부엉부엉'의 작가 이고은은 "부엉이는 나의 표상이다"고 말한다. 작가는 "내 안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표현해 주는 매개체이고, 스마일 심볼과 부엉이가 미소 짓고 있는 그림을 매칭해 친근함을 표현했다"며 "행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는 신념으로 행복을 부르는 소리를 '부엉부엉'이라 칭하고 작품 주변으로 퍼져 나오는 형상으로 표현, 글씨에 부엉이의 미소를 담았다"고 말했다. 부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부엉이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서우석 작가의 '마음'은 마음이라는 단어를 아이디어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마음이라는 단어가 규칙적으로 반복돼 있는 것을 보니 '한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는 글귀가 공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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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희 작가의 '숲'. 실제 자연을 소재로 작은 액자에 담아 작은, 실제의 숲을 가져다 놓은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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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희 작가의 '숲'. 종이에 물감을 더해 탄생한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정은희 작가의 '숲'이라는 작품은 하나가 아니었다. 숲이라는 한글 글자를 두개의 작품에 그대로 담았다. 첫 번째 작품은 돌과 이끼로 숲이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두 번째 작품은 종이에 물감을 칠한 형식으로 나타냈다.

작가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환경오염 속에서 맑은 날을 보는 것,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우리는 미세먼지를 피해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숲을 찾곤 한다"면서 "그러나 매일 갈 수도 없고 코로나로 인해 이동하기도 겁나는 상황 속에서 나의 작은 숲을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돌과 이끼로 '숲'이라는 단어를 표현한 그것이야 말로 숲을 작은 액자에 담아낸 진짜 숲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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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애 작가의 '삶'. 은빛과 구릿빛 소재들의 강렬함이 한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화려하고 웅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이번 전시회의 꽃이기도 하면서 사람들을 가장 많이 끌어모은 작품이 있다면 단연 'BTS 봄날'이라는 작품이다. '봄날'의 가사로 쓴 BTS. 세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한류와 한글, 한글의 브랜드 위상에 맞춰 창작한 작품이다.

황병필 작가의 작품으로 BTS 멤버들의 얼굴을 봄날의 가사로 정말 흡사하게 표현한 것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사진에 꼭 담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한글의 위상은 국제 사회 속에서 점점 트렌드화가 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들 중 하나인 BTS 멤버들의 얼굴을 한글로 그렸다는 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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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필 작가의 'BTS 봄날'. 봄날이라는 노래 가사로 BTS 멤버들의 얼굴을 그렸다. 한글 글자를 이용해 멤버들의 얼굴을 그렸다는 게 아이디어적이면서 사진 속 인물 만큼이나 섬세해서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는 아무 것도 모르고 와서 반하게 되지만, 이 작품을 이미 알고 오는 많은 관람객들이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의 꽃 같은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삶'이라는 작품은 정수애 작가의 것으로 그는 "살아온 삶의 다양한 형태와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며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삶 속에서 느꼈던 슬픔과 행복, 빛나는 기억과 아픔의 눈물 등을 구겨진 동과 큐빅 오브제를 통해 나타냈다"고 말했다.

구릿빛으로 새겨진 삶이라는 큰 글자가 눈부시게 빛났다. 한 사람의 삶은 거대하고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다. 삶이라는 빛나는 글자가 내뿜는 눈부심은 한 사람, 한 사람마다 가진 각자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감동적이었다. 

한글이 세계화 돼가는 과정 속에서 세종문화회관 세종이야기 한글갤러리에서는 한글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 전시회가 로테이션 되면서 열린다. 늘 작은 전시지만 신기하고 신비롭고 웃음을 띄게 만드는 전시회를 담아낸다. 이번 전시 역시 소박하고 힐링할 수 있는 작품들만 모아놓은듯 가슴에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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