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에 대한 인지 부족에서 오는 현대인의 '관음증'
완벽한 타인에 대한 인지 부족에서 오는 현대인의 '관음증'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10.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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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없이 타인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혼자 친하다고 생각, 분노를 느끼기도 해
우리는 매일 SNS로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지만 모르는 사람과도 연결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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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현대인들에게서 관음증에서 비롯된 많은 사건이나 사고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관찰의 또 다른 이름, 관음증은 성적 도착증의 하나로 절시증의 도착적 형태다. 

다른 사람의 알몸이나 성교하는 것을 몰래 훔쳐봄으로써 성적 만족을 얻는 것이라고 정의돼 있긴 하지만 현대인들의 관음증은 갖가기 집착의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로 간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그와 친하다고 생각하며 혼자 화가 나 마구 욕설을 퍼붓거나 애정공세를 펼치기도 하고, 확대 해석에 자의적인 해석을 해서 그 틀 안에 상대 인물이 들어오지 않으면 화가 나기까지 한다. 

남을 엿보며 쾌락 느끼는 관음증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관음증은 치료 없이 낫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도 사라진다. 

요즘 시대 관음증은 왜 이렇게 많이 생기는 것일까? 타인의 일상 '구경'은 어느 순간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우리는 매일 친구들과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한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과도 연결돼 있다. 손가락 터치 몇번으로 모르는 이들의 일상을 염탐할 수 있다. 

요즘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 중 하나인 '일상 브이로그'는 일반인 유튜버들의 삶을 보여준다. 영상으로 누군가의 삶을 지켜보는 콘텐츠가 그렇게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타인의 일상을 관찰하고 지켜보는 데 열광하고 있다. 

김민경 저자의 '현대인의 심리유희'라는 책에서는 최근 텔레비젼 예능 프로그램이 남의 사생활을 관찰하고 염탐하는 방식을 많이 차용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에 대한 관심과 지켜봄은 대리 만족을 주기도 하고 남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감정과 일상을 산다는 동질감을 느끼게도 한다. 이는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 등에서 느껴지는 상처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나의 단순한 호기심과 쾌락을 위해 존엄성이 침해 받아서는 안 되는 나와는 다른 완벽한 타인의 존재를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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