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아동의 다언어 사용이 뇌에 미치는 영향
KAIST, 아동의 다언어 사용이 뇌에 미치는 영향
  • 황설아 기자
  • 승인 2021.12.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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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RI 분석으로 아동 인지기능과 뇌 전체 연결망 향상 확인
다언어 사용 아이들, 뇌 후두엽·전전두엽간 강한 연결성 보여
향후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도움될 것 기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사진=KAIST 제공)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사진=KAIST 제공)

(내외방송=황설아 기자)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심리학과 마빈 천(Marvin M. Chun)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외국어 구사 여부가 인지능력을 향상하고 뇌 연결망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 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의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the 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ABCD Study) 데이터를 사용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인지기능 점수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을 분석했다. 

모국어 외 다른 언어를 추가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에 비해 기억을 측정하는 인지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한 다언어 사용은 아이들의 뇌 전체 연결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권영혜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권영혜 박사과정 (사진=KAIST 제공)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권영혜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PNAS)' 11월 118권 49호에 출판됐다(논문명: Predicting multilingual effects on executive function and individual connectomes in children: an ABCD Study).

뇌는 과제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쉬고 있을 때도 특정 영역들이 활성화된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활성화되는 각 영역을 관찰할 수 있고, 이 영역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이 돼 있는지 기능적 뇌 연결망(functional connectivity)을 계산할 수 있다. 

뇌 모든 영역간의 연결 패턴을 나타내는 뇌 전체 연결망(whole-brain functional connectivity, connectome)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사람의 나이, 지능, 인지기능 등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최근 뇌 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다언어 사용 아동과 단일언어 사용 아동의 뇌 전체 연결망 차이를 나타내는 이미지 (사진=KAIST 제공)
다언어 사용 아동과 단일언어 사용 아동의 뇌 전체 연결망 차이를 나타내는 이미지(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은 뇌의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뇌 전체의 연결망에 초점을 맞춰 여러 언어를 하는 아이들과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뇌 전체 연결망을 가지는 것을 관찰했다.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 다언어 사용 아이들은 단일언어 사용 아이들에 비해 뇌후두엽(occipital lobe)과 피질하 영역(subcortical area)간 강한 연결망을 보였다. 

아이들이 아무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휴지기(resting state)에도 두 그룹 간 차이가 관찰됐는데, 다언어 사용 아이들에게서 뇌 후두엽과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간 강한 연결성을 보였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와 휴지기일 때 나타나는 뇌 전체 연결망만으로 그 아이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지 한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또한 다언어 사용 아이들이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 관찰되는 기억 관련 연결망만으로 그 아이들이 해당 과제에서 어떤 점수를 얻었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 

단일 언어사용 아이들에게서는 이러한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다언어 사용 아이들의 뇌 전체 연결망이 그들의 행동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다언어 사용 여부가 뇌 전체 연결망에 변화를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다언어 사용의 영향이 발달단계를 거치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 나아가 다언어 사용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동반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방어하는 뇌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가져오는데, 이 현상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저자인 권영혜 박사과정은 "성인보다 언어사용 기간이 짧은 9-10세 아이들에게서도 여러 언어의 사용이 인지기능과 뇌 연결 패턴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였다"며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 이러한 차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떠한 형태로 자리 잡아 성인이 됐을 때 그리고 노인이 돼서까지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ˮ 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미국 국립 보건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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