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많은, 또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순수한 열정을 지닌 예술가 '데이비드 슈리글리'
흥이 많은, 또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순수한 열정을 지닌 예술가 '데이비드 슈리글리'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2.03.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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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자 입장에서 한 사람의 마음껏 생각하고 노는 마음 속을 들여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전시
햇빛이 쏟아지는 봄날, 여유롭게 전시회에만 온전히 몰두할 수 있도록 마음 단단히 무장하고 가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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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슈리글리라는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위한 작품을 출품하면서 매우 설레었을 것 같다. 아이 같은 열정과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데 반할 것만 같은 그런 전시회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삶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문구나 글귀에 관심이 많거나 열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겨할 전시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영어로 쓰여있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을 정도가 된다면 더욱 찾아보면 좋을 전시회다. 

데이비드 슈리글리 개인전은 서울 강남구 선릉에 위치한 K현대미술관에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데이비드 슈리글리는 영국의 설치미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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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단순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 여백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에서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 이곳 전시회를 찾았다. 생각보다 전시회 자체에는 사람이 꽤 있었으나 거리에는 사람이 적었다. 

사람의 뇌는 무궁무진하다. 생각 또한 그런데 여러가지 상상력과 느낌, 그때그때의 기분 등을 표현할 수 있고, 남의 그러한 상상력을 공감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기도 하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생각을 했던 걸까', ' 저 사람도 저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결국엔 공감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바로 그런 것. 

엘리베이터가 3층에 서면 바로 초록색의 벽들이 눈길을 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작품들이 나올 것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림은 친숙했다. 삶과 늘 함께하는 생각보다 가벼운 소재들이 많았고, 거기에 대한 그만의 철학적인 생각이 담겼다. 

이를테면 '지혜'라는 작품은 초록색 비가 내리듯이 단순히 표현돼 있는데 그것에서 어떻게 지혜라는 단어를 유추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해안과 그 해안을 갖춘 사람은 뇌가 복잡하지 않고 알고보면 매우 단순하며 여백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다. 

'나'라는 작품은 왜 이리도 단순한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게 너에게 좋을거야"라는 작품 등이 한 데 모여있었는데, 가볍고 단순한 소재지만 철학적이고 묵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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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결국 그만의 세계를 인정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큰 개구리를 그려놓고 "너무 좋아"라는 제목을 붙였다거나 스포츠 장면을 그려놓고 "스포츠는 너무 끔찍해"라는 글귀를 써놓은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별난 생각이다. 작품을 보면 작가의 일생 스토리가 한권의 책이돼 내 앞에 놓여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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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고 과격한 표현력이 마음을 통쾌하게 만든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그 사람의 행위를 보는 것이고, 작가 혼자만의 즐겁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노는 그 모습을 제 3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작업과도 같다.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작가의 재미있는 뇌 속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들고 그것은 꽤 재밌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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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애잔한 공감과 자연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들도 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너는 식물들을 사랑해 식물들도 너를 사랑해"라는 작품 등은 힐링을 가져다 주는 그림과 문구였다. 제목에 욕설이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풀어서 해석하자면 '빙산이 녹으면 너에게도 좋을 것 하나 없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자연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그것을 유쾌하게 풀이한, 캠페인 적인 느낌도 있어 좋았다. 

어린 아이처럼 마음을 비우고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한 사람의 순수한 열정이 마음에 감화를 주고, 공감이라기 보다 흐뭇한 미소를 짓고 나올 수 있었던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미술이란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지만 단순한 소재로 가볍게 유도했다는 점, 작품에 대한 일말의 해석을 남겨줬다는 점이 매우 친절한 작가의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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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끄적거린 만화 같기도 하지만 대단한 표현력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 훌륭한 미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주말에 혹은 평일에도 시간이 된다면 온전히 전시회에 몰입해서 보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 전시다. 한 작가의 순수한 내면을 바라보고 나오면 내 마음 역시도 정화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끼고 온 그런 전시회다. 

전시회는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모두 운영한다. 볕이 쏟아져 내려오는 봄날 초입, 이번 전시회와 같은 훌륭한 볼거리는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 더욱 공감하는데 이득이 될 것이다. 

많은 것들을 전시회를 통해 보고 느끼고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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