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아름답고 으슥하며 고급스러운 전시, 구찌가 만들어내다
밝고 아름답고 으슥하며 고급스러운 전시, 구찌가 만들어내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2.04.03 00: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찌에 서서히 스며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전시
.
노아의 방주를 컨셉으로 한 룸. 실제 이 숲 공간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이번 전시에서 기억에 남는 룸 중 하나.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구찌(GUCCI)'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어 화제다. 

구찌를 사랑하는 사람들, 관심 없던 사람들도 구찌의 매력과 패션 의도 등을 깊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전시라 눈길을 끈다. 

지난달 4일부터 오는 오는 1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 절대적 전형'이라는 전시를 여는데,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1일 이곳 전시회를 찾았다. 

컨트롤 룸부터 평범한 전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여러 화면들로 구성된 룸이 펼쳐졌고, 구찌 캠페인 광고 촬영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다음 전시룸인 구찌 블룸은 실제 흙과 꽃밭이 있고 아름다운 소파 한개가 놓여있었다. 앉아볼 수는 없는 의자였지만 그림의 떡이라고 했나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은은한 향기까지 나는 것 같아 앞으로 펼쳐질 전시회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했다. 구찌 향수인 구찌 블룸 관련 공간이라 더욱 특별했다. 

구찌 앤 비욘드 공간에는 공룡을 비롯한 우주 생물체들의 피규어가 눈길을 끌었다. 컨셉은 우주 끝으로의 여행이었다. 너무나도 해석하기 어려운 패션, 디자이너들의 내면 세계. 이번 전시는 해석해보려 애쓰며 관람해야 할 만큼 특별했고,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스크린과 거울이 교대로 교차되는 전시 공간은 디오니서스 댄스라고 하는 공간이다. 길을 잃을 수도 있는 독특한 공간이다. 

다음 공간은 프리폴 컬렉션 거리로 나온 구찌라는 공간이다. 구찌 2018 프리폴 캠페인에서는 1968년 파리에서 일어난 68혁명에서의 역동적 프랑스 청춘을 예찬했다고 한다. 

벽의 낙서는 젊은 파리 시위대들의 흔적이다. 

다섯번째 룸인 Come As You_RSVP는 구찌 2020 크루즈 컬렉션이라는 것을 형상화한 룸인데 80년대의 파티가 끊이지 않았던 쾌락주의 등등의 다채로움이 담긴 캠페인이었다고 했다. 

.
화려한 파티가 자주 열리곤 했던 한 저택을 그대로 형상화한 모습. 곳곳에 구찌백들이 놓여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화려한 파티가 열리곤 했던 대저택의 모습을 꾸며놨는데, 지금 당장 파티가 열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만큼 생생함을 연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해냈다면, 이런 것들을 해내기에 구찌라는 명성 또한 얻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곳곳의 구찌 명품백들도 눈길을 끈다. 특이한 모양의 백들과 탐나는 고가의 백들이 여기 저기 놓여있었다. 

저택의 주인의 왕관을 진열해 놓기도 했다. 

반항적 낭만주의 룸에서는 컨셉으로 꾸며진 화장실이 눈 앞에 펼쳐졌다. 마네킹 두개가 있었고, 화장실 칸 안쪽에는 여성 두명의 발끝이 문 아래 너머로 보이기도 했다. 

.
화장실에 있는 마네킹. 왜 이런 컨셉을 했을까 놀랍기도 했다. 게다가 화장실 칸 안에는 두 여성의 발이 보이기도 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화장실에서 서 있는 두 남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이었을까. 그래서 반항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라는 작은 해석도 나왔다. 

구찌 고딕 룸은 그야말로 화질 좋고 환상적인 화면에 압도 당하는, 실제 그 곳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꾸며진 곳이었다.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매우 섬뜩할 정도로 실감났고 경이로웠다. 

.
구찌 핸드백들의 향연.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나비들을 수집해 가져다놓은 모습.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구찌 콜렉터스 룸은 그야마로 구찌 '덕후'들을 위한 룸 같았다. 구찌 핸드백들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었다. 나비들을 수집해 박제해놓은 것도 볼만 했다. 

구찌 컨셉을 마음대로 상상해볼 수 있도록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그림들을 제공한 룸인 구찌 상상의 세계 룸은 포토존으로 특히 많은 인기를 얻는 듯 했다. 

오브 콜스 어 홀스 룸은 머리카락처럼 생긴 말총이 인상적이다. 

소울 씬 룸은 2017 프리폴 캠페인 댄스 플로어를 재현한 공간을 볼 수 있다. 

프레타포르테 룸을 지나 독특했던 룸이 또 있었는데 바로 어반 로맨티시즘 룸이다. 마치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장소는 마음대로 프랑스의 한 도시라 정했다. 문이 열리니 매우 정교한 마네킹이 서 있었다. 

다음은 굿즈 룸으로의 이동을 했는데 가격이 다른 전시회 대비 월등히 높아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은 옮기지 못하면서 지갑문은 쉽사리 열지 못하는 그런 풍경이 펼쳐져 보였다. 

.
전시회 초입의 모습. 충분히 다시 가보고 싶은 전시회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구찌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구찌 전시회를 상징하는 여러 컷들을 담은 엽서들을 선물로 준다. 

구찌에 서서히 스며든 하루였다. 구찌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세뇌를 당한 기분도 들었다. 구찌에 서서히 스며들어보고 싶다면 이번 전시를 추천한다. 전시회의 색깔은 핑크색의 향연이었다. 대표 포스터 이미지도 핑크색이다.

전시회는 초록색으로도 명시하고 싶다. 자연을 사랑하는 구찌를 또 한 번 발견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어두웠고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때때로 으슥하기도 했지만 아름다움으로 연결돼 예술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줬다. 정말 명품다운 전시회를 보고 와 개인적인 시각도 고급이 된 기분이 든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