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을 대표하는 갤러리를 찾아서...따스한 날 인사동을 바라보며
인사동을 대표하는 갤러리를 찾아서...따스한 날 인사동을 바라보며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2.05.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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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케치...북적이는 상점, 다시 많아진 외국인들, 앉아 쉬는 사람들
인사아트센터, 갤러리 이즈 찾아 이색적인 전시 감상...봄날, 작품 감상과 해설에 젖어보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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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아트센터. 고길천의 '귀향준비'. 귀향을 준비하는 각자 다양한 경험을 하며 고향을 그렸던 인물들의 모습과 표정을 나타낸 것 같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와 갤러리 이즈를 찾아 많은 전시를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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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고 여유로운 인사동길 모습.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인사동 스케치를 하고 싶어졌다. 따뜻한 봄날 오후, 한가로이 거니는 사람들과 마음이 날씨 탓, 코로나19에서 많이 벗어난 탓에 사람들의 마음은 한껏 여유로워져 있다. 이곳 저곳 상점에서 물건을 흥정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에 살짝 미소를 띄게 됐다. 길거리 돌 의자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까지 장악해왔던 추위는 어느새 꺾였고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내외방송에서는 두 갤러리를 최근 찾았는데, 먼저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9일까지 열리는 '바라·봄'이라는 전시회를 개최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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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아트센터. '그대의 그대'. 비행장 발굴현장을 찾은 작가, 수많은 주검들은 아마도 그대의 그대들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제일 처음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첫 번째 작품이었던 정용성의 '그대의 그대'였다. 비행장 발굴현장을 찾았던 작가는 거대한 주검의 덩어리 속에서 그저 바라봄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어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차일피일 미루다 12년이 흐른 지금, 그 짐을 여기에 내어놨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수많은 주검들이 쌓인 그곳을 바라보며 그것을 그림에 옮겨 담기까지 작가의 충격은 어땠을까. 기분은 또 어떠했을까.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렸을까. 당연히 아니다. 제목이 왜 '그대의 그대'일까. 잠시 생각해보니 그 주검들은 그대의 '그대들'일 것이다. 누군가의 가족, 친척, 친구, 연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참담한 순간들을 그렸다. 제일 첫 번째 작품이어서 그런지 이 작품이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유일하게 '그대의 그대'는 줄거리를 알게 됐는데, 나머지는 스스로의 감상에 맡겨서 생각해야 했다. 양미경 작가의 '그곳'은 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이었지만 그곳을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 상태가 그토록 알 수 없고, 단정짓기 어렵고 변화가 많았던 것 아니었을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양미경 작가의 '무명천'은 단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치마 두벌을 표현한 것 같았다. 실제 무명천처럼 그리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수고가 엿보였다. 반짝이는 천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했다. 

고길천의 '귀향준비'라는 작품들은 6개의 탈을 만들어 표현했는데 다 다른 표정과 이해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탈을 보며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도심에서 살면서 혹은 제3세계에 살면서 많이 변하고 찌들거나 반대로 형편이 나아진 각자 다른 상황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바라·봄' 전시는 전시회 이름처럼 작품을 오래 바라보고 있노라면 각자의 번뜩이는 생각을 이끌어낸다. 작가의 실제 의도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깊게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작업일 것 같다. 

자리를 옮겼다. 갤러리 이즈에서는 지난 2일, 3일까지 열리는 전시들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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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이즈. '나를 지켜주는 존재로부터'.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지난 2일까지 열렸던 김용한 작가의 '나를 지켜주는 존재로부터'는 호랑이 그림이 주를 이뤘다. 마치 나를 지켜주는 존재가 용맹스런 호랑이 같기도, 그 존재를 용맹스러운 호랑이에 비유했을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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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이즈. '너랑 놀아주러 왔지' 전시. 동물들을 의인화 해서 표현한 것 같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지난 3일까지 열렸던 조수경 작가의 '너랑 놀아주러 왔지' 전시도 동물들을 그렸는데, 동물을 의인화해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이 마치 나의 친구들처럼, 그들끼리 노니는 모습이 정겨워 보이기도 했다. 

전시들을 만나보고 나오면서 지난 2일, 그날 구경했던 모든 전시들을 떠올리며 마치 힐링을 한듯한 느낌을 받았다. 독특했던 여러 전시회들은 머리에 지혜를 더하게 했고, 감수성을 더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외국인들도 이젠 속속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한동안 인사동엔 외국인이 줄어 '인사동 너 마저...'라는 우려를 하게 만들었는데 여유로운 모습 한가득 몰고와 인사동 분위기를 마음껏 띄워줬다. 

외국인들에게 높은 문화 수준, 에티켓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사람들의 매너나 차림새도 이젠 수준급이라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좋은 계절, 좋은 세상에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젖어들었다. 

날씨 좋은 날, 인사동에 들러 크고 작은 갤러리를 감상해보고 마음의 양식으로 살찌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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