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이중섭' 전시 현장 속으로
[전시회를 가다]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이중섭' 전시 현장 속으로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08.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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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전시실에서 개최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이하 미술관).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이중섭'이 한창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삼성그룹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에게 지난해 4월 기증받은 1488점 가운데 이중섭 작품 90여 점과 미술관의 이중섭 기소장품 10점을 모아 100여 점으로 구성됐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양질의 한국 미술을 소개하고 대중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의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중섭의 소'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내외방송'은 지난 22일 국민 화가 이중섭의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보기 위해 특별전시장을 찾았다. 

이중섭은 어려운 삶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일명 '정직한 화공'으로 일컬어진다. 

그는 일제강점기부터 소를 그려낸 민족 화가로 알려졌으며 지난 1970년대 이후 이중섭에 관한 전시, 영화, 연극, 소설 등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화가다.

전시에서는 이중섭의 작품을 시대별로 나눠 소개했으며 1940년대 섹션은 일본 유학 시기부터 원산에 머무를 당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를 전시했고 1950년대 섹션에는 전성기 작품 및 은지화, 편지화 등으로 나뉜 작품을 볼 수 있다.

세 사람,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세 사람,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이중섭의 초기 드로잉 작품인  '세 사람'을 보면 엎드리고 쪼그리고 드러누운 세 인물의 자세와 이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삶의 고달픔과 피로감을 느끼는 듯하다.

전시회 관계자는 "꿈을 잃은 청년들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의 처지를 묘사하는 가운데 화면에 길게 가로로 누운 소년의 왼속과 오른발은 유독 짙게 표현됐다"며 "이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맞서려는 모습을 강한 선긋기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상상의 동물과 사람들,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상상의 동물과 사람들,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엽서화 중 '상상의 동물과 사람들'을 보면 이중섭이 마사코 여사에게 보낸 첫 번째 엽서에 소의 머리와 물고기 꼬리를 한 동물이 물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을 보면 주변 풍경과 동물, 사람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상상화를 보는 듯 신비감과 함께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관계자는 "동물 들 위에는 두 사람이 올라탄 것을 볼 수 있는데 오리와 물가에 핀 연꽃은 고려 시대의 청자를 연상케하며 40년대 초반 이중섭 작품에서 나타나는 초현실적 경향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사진=박세정 기자)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사진=박세정 기자)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사진=박세정 기자)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 (사진=박세정 기자)

이중섭은 원산의 한 고아원에서 잠시 미술을 가르치던 시기 1946년부터 아이들을 모티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를 보면 발랄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아이들이 뛰어노는 듯 생동감을 주는 작품을 볼 수 있다.

관계자는 "이 그림의 모티브가 된 것은 1951년 이중섭이 가족과 함께했던 제주도 피란 생활로 가난한 생활을 했지만 이중섭과 가족들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남은 시기다"고 밝혔다.

다섯 아이와 끈,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다섯 아이와 끈,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다섯 아이와 끈' 작품을 보면 나체 형태의 아이들이 순진무구한 표정을 하며 끈과 함께 서로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각기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어떻게든 줄과 아이들이 서로 접촉하며 얽혀있는 모습이 자유로움과 함께 조화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관계자는 "뛰어난 데생력과 섬세한 배경처리 그리고 확신에 찬 듯한 선들의 리듬감이 잘 드러나 있으며 연필로 마무리했다는 것이 독특한 포인트다"고 말했다.

소,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소,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이중섭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소는 화가들에게 인기있던 소재였다. 이 시기 화가들은 일제 식민정책에 신음하던 한민족을 소에 빗대 그림을 그렸다.

그에게 소란 자화상으로 일컫어지기도 하며 어머니 또는 대지를 상징한다고 해석된다. 

소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느껴지듯 연필로 강하게 선을 그은 모습은 금방이라도 그림에서 튀어나올 것 같다.

그의 대표작품인 황소는 아직 전시 예정 중인 상태이며 구체적인 날짜는 미정이다.

다섯 아이들,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다섯 아이들,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은지화는 담배를 포장하는 알루미늄 속지에 철필이나 못을 이용해 윤곽선을 그린 다음 검정색 또는 흑갈색 물감이나 먹물을 솜과 헝겊 따위로 문질러 제작됐다.

제작시기는 이중섭이 1952년 6월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이후 1955년 1월 서울에서 열린 '이중섭 작품전'까지로 추정된다. 

얇은 은지 위에 철이나 못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음에도 아이들의 표정이 모두 세세하게 표현됐음을 볼 수 있다.

각도를 달리볼 때마다 조금씩 달리보이는 배경색에 시선이 집중되며 그 위로 강렬하게 표시된 윤곽들은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부인에게 보낸 편지,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부인에게 보낸 편지,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이중섭은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뒤 그해 말부터 1955년 말까지 가족에게 수많은 편지에 그림을 그려 보냈다.

편지화 중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아버지가 어머니와 두 아들을 그리는 모습,  4명의 가족이 서로 부둥켜 앉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가족을 향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정릉풍경,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정릉풍경, 이중섭 (사진=박세정 기자)

이중섭이 말년에 그린 풍경화 '정릉 풍경'을 보면 기와집과 돌담 사이로 보이는 소나무들이 고요하면서도 정적인 느낌을 준다. 

집과 나무 사이로 보이는 조금 어둑한 하늘의 모습은 그의 당시 상황과 심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특별전 관계자는 "그가 55년 대구에서 열린 개인전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거식증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간염 등으로 황폐한 생활을 하다 서울 정릉의 골짜기에 살던 시절 그린 그림이다"며 "그의 당시 상황을 반영하듯 따듯하면서도 쓸쓸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실내 (사진=박세정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실내 (사진=박세정 기자)

특별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이중섭을 다시 보는 시도로서 그간 미술관이 축적해온 미술품 수집과 연구 기능을 전시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재료와 연대를 조합해 예술가 이중섭과 인간 이중섭을 고루 반영하고 그의 면면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고달픈 현실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과 함께 이상을 그려낸 이중섭의 삶과 예술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방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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