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이하 237만명 오늘부터 등교...현직 보건교사, “현장 목소리 들어 달라”
고2 이하 237만명 오늘부터 등교...현직 보건교사, “현장 목소리 들어 달라”
  • 전예성 기자
  • 승인 2020.05.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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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 국민청원 등장
2차 등교 개학 첫날, 대구서 고3 학생 코로나19 확진
등교 연기 결정한 학교, 전국 451곳
▲ 26일 등교 연기 결정을 내린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는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 26일 등교 연기 결정을 내린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는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전예성 기자) 27일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이 미뤄진 지 거의 3개월만의 일로, 이들 학생의 등교는 20일 고3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2, 중3, 초1∼2, 유치원생 등 약 237만명이 학교·유치원에 등교한다. 당초 등교 시작일로 따지면 87일 늦게 교문 안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과 경기, 경북 일부 학교와 유치원에서 등교와 등원을 미루기로 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고 가을에 재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학교와 유치원의 교육 및 돌봄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했다.

또한 교육부는 등교 학생 수를 조절하는 등의 다양한 분산책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2 이하 학생들의 등교로 지난주 고3에 더해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의 2/3,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1/3가량이 등교하게 된다.

진로·취업 때문에 매일 등교하는 고3과 달리 이번에는 격주제·격일제·2부제 등 학생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학교별 맞춤형 학사 운영방식이 도입됐다. 등교 첫날부터 격일제에 들어가는 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등교 대신 원격 수업을 한다.

다만, 진학이 시급한 중3은 상당수 학교에서 매일 등교한다. 교육부는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격일제·격주제·2부제 형태로 수업하더라도 돌봄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원 인력과 공간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또 유치원은 등교와 원격 수업을 병행하고, 돌봄이 필요한 유아를 대상으로는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한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학습을 하더라도 교외 체험학습으로 보고 출석을 인정해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등교 전 시도교육청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의심 증상 학생이 발생할 경우 대응 계획, 거리 두기 조치 등 등교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보건교사들의 입장은 달랐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건교사들이 ‘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란 제목의 글까지 등장했다. 자신을 현재 고등학교 보건교사로 재직 중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2월부터 계속된 매뉴얼 변경, 학사일정 변경 등으로 학교는 혼란 그 자체”라고 말했다.

또 “개학 1주일 전부터 자가진단 제출을 통해 학생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며, “정확한 매뉴얼 없이 학교 재량으로 모든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마다 기준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등교개학을 하려면 예산은 얼마나 필요하고 인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매뉴얼은 얼마나 세세한지, 공간 확보가 되는지 등등 모든 걸 학교에 직접 나와서 보고 결정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익명의 현직 보건교사는 27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보건교사 한명으로 전교를 커버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교육부에서 인력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한 학교당 3명이 배정되기 때문에 (방역 및 교육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가 지원한 인력은 보건 전문교사가 아닌 퇴직교사, 방과후강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방역지침을 따로 훈련받아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단순·반복작업만 하는 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 방역 자체를 총괄하고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산문제로 이들을 하루 5시간 정도 고용할 수 있는 부분도 지적했다.

또한 “실무의 입장에서 학교를 바라보고 (학교에서) 생활을 하루 동안만이라도 해보면 현장에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지침이 필요한지 알게 될 것”이라 말하며, “현장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긴 했으나, 이 진정된 틈을 비집고 바이러스는 퍼져나가고 있다. 탁상공론이 아닌 학생들과 교사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침이 요구된다.

한편, 2차 등교 개학 첫날 대구에서 고3 학생이 코로나19 확진돼 인근 학교 6개교에 등교가 중지됐다. 현재까지 전국에 등교 연기를 결정한 학교는 451곳으로 집계됐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유치원을 포함해 서울 11개교, 경북 185개교, 경기 1개교 등 197개교가 등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울 양천·은평에서도 초등학교·유치원 4곳이 등교 일정을 조정했고, 부천에서도 고3을 제외한 유치원 125곳과 초등학교 64곳, 중학교 32곳, 고등학교 28곳, 특수학교 2곳이 등교를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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