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이슈진단] “車·배터리 업체, 동침 관계서 경쟁 관계로”
[김필수 교수의 이슈진단] “車·배터리 업체, 동침 관계서 경쟁 관계로”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1.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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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2010년대 들어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자동차가 자동차  업계 주류로 부상했다.

초기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과 제한적 용량으로 주행거리가 짧았지만, 현재는 기술 개선 등으로 완충시 달릴수 있는 거리가 휘발유과 경유를 사용하는 차량 수준으로 늘었다. 배터리 완충으로 400㎞∼600㎞를 다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차가 대세인 점을 고려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도 배터리 사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 세계 배터리 업계 ‘빅3’를 구성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가 향후 10∼20년 간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인 만큼,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생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주말 김필수 교수를 경기도 안양에 있는 대학 연구실에서 만났다.

- 전기차의 득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도 획기적으로 늘면서 보편화되기 시작했죠. 머지않아 배터리 1㎾h 당 가격도 100달러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 가격 인하 요인으로 전기차 보급은 더 속도를 낼 전망이고요.

-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인하는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인데요.
▲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면서 4~5년 내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시장 경쟁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 때쯤이면 충전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될 것이고요.
주유소와 충전소를 겸하고, 여기에 충전시간 동안 쇼핑이나 게임 등을 겸할 수 있는 복합형 충전소가 새로운 사업 모델로 부상할 것이고요.

- 정부는 충전 대신 배터리 임대를 통해 전기차 보급을 촉진한다는 복안인데요.
▲ 전기차 구매 활성화를 위해 가격 인하 등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전기차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게 확실 합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중심의 자동차 산업을 교체한다는 뜻이죠? 
배터리 임대 방식은 현재 전기차마다 배터리 탑재 방식이 달라 실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테슬라의 경우 차량 전면이나 후면이 아닌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교체가 쉽지 않습니다.

▲ 국내외 전기차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 X. 배터리 완충으로 40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국내외 전기차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 X. 배터리 완충으로 40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국제 표준이 절실한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배터리 임대 등 전기차로 인한 다양한 사업 모델로 자동차 산업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됩니다만.
▲ 현재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은 과연 앞으로도 과거처럼 제작사가 슈퍼 ‘갑’이 돼 주도권을 쥐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할 것인 지입니다.
현재 전기차만 볼 경우 수직 구조보다는 수평 구조가 유력합니다. 전기차는 중소기업도 만들 수 있고, 부속품인 배터리가 핵심이다 보니 대기업인 배터리 ‘빅3’와 주요 완성차 업체가 동등한 위치인 것이죠.
현재 LG전자는 직접 만든 전기차를 자사의 연구 단지에서 운행하고도 있고요.

-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 싸움에는 라이다센서 등을 공급하는 자율주행차 센서 개발업체도 포함될 것 같은데요.
▲ 그렇죠. 주문형 반도체 같은 차량용 반도체 회사도 일익을 담당할 것이며, 자동차의 운행을 책임지는 알고리즘, 즉 인공지능의 개발업체가 주도권을 쥘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모빌리티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확실한 부분은 전기차와 같은 미래의 모빌리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게임 체인저급 기술의 주도권을 누가 가질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이중 하나가 배터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만큼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차량의 가성비와 특성을 책임질 핵심 부품이고, 배터리 개선이 없이는 전기차의 개선도 한계가 있어서 입니다.

▲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수년 내에 공급될 전고체 배터리도 그렇고 현재와 다른 배터리 소재를 사용하는 업체도 미래 배터리 시장을 좌우할 것 같은데요.
▲ 문제는 현재처럼 배터리 제작사가 공급하는 배터리를 제작사가 받아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법입니다. 

전기차를 잘 만들어도 제대로 된 배터리를 실시간으로 공급받지 못하면 전기차의 미래는 불확하기 때문이죠.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회사와 수평 관계로 강압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고, 기존처럼 중소 부품하청업체와 구축한 수직 구조 역시 일사불란한 생산은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현재 공급 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신데.
▲ 최근 미국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진행했습니다. 앨런 머스크 회장은 행사에서 테슬라도 자체적인 독자 배터리를 생산해 경쟁력 제고할 수밖에 없다고 천명했습니다.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합니다. 앨런 머스크 회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전기차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배터리 빅3와 연계를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5년 이내에 자체적인 배터리 공장을 통해 새로운 원통형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2010년대 초 출시된 기아 전기차 레이. 당시 배터리 완충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00㎞ 수준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2010년대 초 출시된 기아 전기차 레이. 당시 배터리 완충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100㎞ 수준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전기차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는 게 미래를 가늠하는 행보인 것이라는 말씀이시죠.
▲ 정확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예외는 아닙니다. 내년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가성비 최고의 전기차를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대기아차가 내년 중반 이후부터는 전기차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그룹도 배터리 자체 생산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10년 전부터 현대기아차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거나, 배터리 업체를 계열사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하셨는데요.
▲ 현대기아차가 당시 최고 원천기술을 보유한 배터리 기업을 인수했다면, 현재 배터리 계열사는 그룹 내에서 효자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을 것입니다.
전기차의 혁신을 이끄는 테슬라도 현재 경쟁력 있는 배터리 회사 인수 등 합종연횡을 추진하고 있고요.
현재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 스타트업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게 걸림돌이죠.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분명한 점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자동차 제작사들이 모두 배터리 회사 소유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그 목표는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로 승부한다. 넥쏘는 완충으로 600㎞ 이상을 주파할 수 있다. 넥쏘가 서울 여의도 국회 충전소에서 수소 충전을 위해 줄을 만들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로 승부한다. 넥쏘는 완충으로 600㎞ 이상을 주파할 수 있다. 넥쏘가 서울 여의도 국회 충전소에서 수소 충전을 위해 줄을 만들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현재 상황만 보면 테슬라가 가장 먼저 목표를 이룰 것 같은데요.
▲ 다른 제작사들로 점차 확산될 것입니다. 현재 적과의 동침은 기본이고, 누가 몸을 많이 섞는 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정도로 합종연횡과 공동 개발에 힘쓰고 있는 형국입니다.
결국 모든 것을 갖는 게 최고의 경쟁력인 만큼 전기차 시장도 합종연횡을 거쳐 수직 하청 구조의 완벽체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 회사가 현재 동침 관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가 될 것이고요.
미래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치열한 생존경쟁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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