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 “EV, 차별화로 승부해야”
[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 “EV, 차별화로 승부해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1.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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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현재 도로를 달리는 전기자동차(EV)가 완벽한 친환경자동차는 아니지만, 당분간 석유연료를 대체할 대안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EV가 대세인 셈이다.

완성차 업체의 노력으로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등 EV의 단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국내외 EV 판매 대수도 급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모두가 EV에 전력투구 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번 주 중반 김필수 교수를 경기도 안양 김필수자동차연구소에서 만났다.

- 사무실에는 처음입니다.

▲ 네, 2년 전 대학연구실 인근에 작은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연구만 하고, 기자를 만나는 일은 주로 서울 등 외부에서 갖습니다.

- 2010년대 후반 들어 전기차가 득세입니다.
▲ 1가구 2차량이 보편화됐습니다. 종전 EV는 마트를 가거나, 지근 거리 출퇴근 용으로 석유연료 차량의 보조차량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EV가 엔트리카(생애 첫자), 가족용 차량으로 석유차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 이를 감안하면 석유차인 내연기관 차량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을 것 같은데요.
▲ 현재 EV,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차량 등이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차량의 중첩 기간을 종전 30년 정도로 잡았습니다.
현재 추세라면 중첩 기간이 절반 정도로 단축되면서 내연기관차의 수명도 크게 짧아 질 것으로 보입니다.

▲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BMW 전기차 i3의 배터리.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BMW 전기차 i3의 배터리.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EV가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아니지 않나요.
▲ 그렇습니다. 배기가스와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어 친환경이기는 하지만, 주연료인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느냐가 관건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60%가 화력, 30% 정도가 원자력, 각각 5% 정도만이 수력과 신재생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중 화력은 매연을, 원자력은 핵폐기물을 발생합니다.
EV가 절대적인 친환경 차량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EV는 미래 기술 인력의 한계와 생산 체계의 전환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을 비롯해 종전 자동차 업계가 구축한 수직·하청구조의 붕괴 등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정부를 비롯해 차 업계가 업종 전환과 전환 교육 등 발빠른 대처가 필요한데요.
▲ 올해 들어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앞세워 세계 EV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테슬라를 보겠습니다.
테슬라는 최근 ‘배터리 데이’를 개최했는데요, 주목할 만한 내용은 없었지만 EV 시장의 현황을 반영한 한걸음 앞선 전략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테슬라가 배터리의 자체 생산을 천명한 것이죠. 새로운 배터리 규격으로 가격을 내리고 성능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현재 EV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40~50%입니다. 배터리를 자체 생산할 경우 기존 아웃소싱보다 전기차 가격을 더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테슬라의 차별성이 더 부각 될 것이고요.

▲ 2010년대 초 출시된 기아차 전기차 레이는 완충으로 100㎞ 정도를 달렸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2010년대 초 출시된 기아차 전기차 레이는 완충으로 100㎞ 정도를 달렸다. 레이 배터리.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EV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위상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주요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조만간 이들 업체는 배터리 회사를 자체적으로 소유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거고요.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려면, 마찬가지로 배터리는 공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야 합니다.
반면, 배터리 기술이 단기간에 구축할 수 게 아니라, 완성차 업체의 고민 역시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수준급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시간 동안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배터리 업계 ‘빅3’가 배터리 기술을 더욱 차별화하고 특화해 완성차 업체와 수평관계 유지할 것이고요.
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종전 협력관계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로 변한다는 뜻입니다.

▲ 완충으로 400㎞ 이상을 달리는 테슬라 모델X가 충전 중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완충으로 400㎞ 이상을 달리는 테슬라 모델X가 충전 중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결론적으로 배터리 제조기술 역량이 향후 EV 시장을 좌지우지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는 것이죠.
▲ 맞습니다. 배터리 기술은 EV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입니다만, 미래 EV를 주도할 기술은 더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EV 전용변속기입니다. EV 전용변속기는 현재 양산형인 포르쉐의 첫 EV, 타이칸에 실린 2단 변속기 정도밖에 없습니다.
EV는 1회 완충으로 멀리 갈 수 있도록 가벼워야 하며, 과열 방지 등 안전이 유지돼야 합니다. 등판시 효율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등 EV는 필수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열이 많이 발생해 냉각이 필요하고, EV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용량도 문제입니다. 등판을 위해 모터 용량도 키워야 하며, 이는 배터리 용량의 확대로, 차체 중량 증가로 이어집니다. 그 만큼 비용도 늘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EV 전용변속기가 실린다면 앞선 난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배터리로도 150% 이상으로 주행거리가 늘고, 대용량 모터가 아니어도 등판 능력이 탁월해 배터리 용량을 늘릴 필요도 없습니다. 정격 용량의 모터를 사용해도 언덕 등을 편하게 올라가는 만큼 냉각 기능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인버터 등 각종 장치를 줄일 수 있어, 차량 중량도 크게 줄일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가 발생합니다. EV 전용변속기를 5~6단 이상으로 만든다면 가성비 역시 상승할 것이고요.

▲ 변속기 역시 전기차 성능 개선의 필수 부품이다. 레이 변속기.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변속기 역시 전기차 성능 개선의 필수 부품이다. 레이 변속기.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현재 내연기관 차에 적용되는 유압용 변속기를 개조해 사용할 수는 없나요.
▲ 완전히 다릅니다. 내연기관차는 흡입, 압축, 폭발, 배기라는 4행정 사이클로 발생하는 힘을 변속기를 통해 구동축에 전달합니다. 반면, EV는 모터에서 발생한 힘을 바로 바퀴에 전달합니다. EV 전용변속기를 새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죠.
아직 포르쉐 타이칸 2단변속기 이외에는 EV 전용변속기가 없지만, 국내외에서 EV 전용변속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EV 전용변속기를 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 내년 상반기 쯤 전기이륜차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이는 세계 최초이며,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주행거리가 같은 용량의 배터리대비 150~200% 늘고, 충전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등판 능력도 크게 개선되고, 열발생도 줄일 수 있고요.

▲ i3 변속기는 조그셔틀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i3 변속기는 조그셔틀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통상 전기이륜차는 주행거리가 60~70㎞ 정도면, 배달용으로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는데요.
▲ 개발 예정인 6단 이륜전기차 전용변속기를 사용하면 같은 배터리로도 주행거리가 100㎞ 이상 증가합니다. 약간의 배터리를 추가하면 200㎞ 주행도 가능하고요. 배달용 오토바이의 경우 완충으로 200㎞를 달리면 충전도 없이 하루를 운행할 수 있습니다. ‘꿈의 오토바이’라 할 수 있겠네요.

- EV 전용변속기가 배터리 성능 개선 이상의 효과를 전기차에서 제공하는 핵심 중에 핵심라는 말씀이시죠.
▲ 그렇죠. 6단 이륜전기차 전용변속기를 자동차용 변속기로 충분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해당 기업은 업계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서 서로 모셔가기 위한 치열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국내 기업 생태계에서 세계적인 강소기업이 출현해 세계 EV 시장을 주름잡을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정부 지원이 있으면 금상첨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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