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이슈진단] “픽업트럭, 내수 신차 200만대 시장 연다”
[김필수 교수의 이슈진단] “픽업트럭, 내수 신차 200만대 시장 연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0.21 03: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2010년대 들어 국산 자동차 산업은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 이어, 2010년대 초 각각 발생한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난 등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 10대를 생산해 6대를 수출하고 있는 국산차 산업대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역시 국내 경제구조가 수출 중심이라, 수출 감소는 내수 위축을 불러온다.

내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국산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게 업계 이구동성이다.

김필수 교수를 지난 주말 만났다.

- 국산차 판매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 네 맞습니다. 2010년대 들어 국산차 판매는 2011년과 2014년, 2015년에만 전년대비 증가했고, 나머지 해 판매는 모두 줄었습니다.
지난해 판매는 394만 955대로 2006년(381만 2305대) 수준에 머물렀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창궐로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 2010년대 들어 국산차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느낌입니다.
▲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이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판매(162만 9239대)는 2011년 1∼5월(186만 4993대) 수준입니다. 국산차 산업이 답보 상태인 셈입니다.

▲ 그 동안 국산차 픽업트럭으로는 유일하게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이 선전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그 동안 국산차 픽업트럭으로는 유일하게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이 선전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다만, 차종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 그렇죠. 주 5일 근무제 정착과 함께 현 정부 들어 실시한 단축근무, 여기에 삶의 형태가 웰빙을 지향하면서 다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SUV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SUV 판매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전년대비 2011년 판매만 감소했습니다. 201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SUV 평균 내수는 전년 대비 연간 10.5%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경형(3%), 소형(7.2%), 중형(5.8%) 판매는 모두 감소했습니다.
이중에서도 소형 차급은 매년 판매가 줄었고요. 이 기간 대형 차급 판매만 평균 6.1% 성장세를 달성했고, 일각에서는 SUV 차급으로 분류하는 다목적차량(CDV) 판매 역시 지난 9년간 연평균 10.6%의 고성장했습니다.
대형과 CDV를 제외하고 다른 차급의 판매가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자동차 업계는 SUV가 대세입니다. 올해 상반기 SUV 내수는 전년 동기보다 25.6% 급증했고요.

- 같은 이유로 SUV로 분류되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도 성장세인데요.
▲ 정부가 지난해까지는 픽업트럭을 SUV로 분류했지만, 올해부터는 픽업트럭으로 세분화 했습니다.
국산차 가운데는 쌍용자동차의 무쏘에 이어 코란도, 액티언, 렉스턴 스포츠 모델 등이 픽업트럭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큰 시장은 아니지만 매달 1~2000대 판매로 꾸준하게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 이 같은 시장 규모가 최근 월 3~4000대 시장으로 성장했는데요.
▲ 이를 감안하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연간 4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완성차 업체가 간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다른 뜻이죠.

- SUV 성장과 같은 이유겠죠.
▲ 최근 국민소득이 3만달러 수준으로 도약하면서 오토캠핑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안전한 이동 수단과 안전한 교외 활동이라는 특성이 맞아떨어지면서 픽업트럭 시장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상반기 승용차 내수(68만 6871대) 가운데 경형이 7%, 소형이 8.1%, 중형이 13.9%, 대형이 20.6%, SUV가 45.2%, 픽업트럭이 2.7%, CDV가 2.5%의 판매 비중을 각각 차지했습니다.
이 기간 픽업트럭 판매는 2만대에 육박했고요. ‘차박’이라는 오토캠핑에 대한 운전자의 욕구가 커지면서 픽업트럭이 기존 마니아 중심의 판매에서 범용화 차량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크라이슬러의 닷지 다코다가 2011년 단종되면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무주공산 상태. 크라이슬러는 최근 신형 픽업트럭 글래디에이처를 한국에 투입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크라이슬러의 닷지 다코다가 2011년 단종되면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무주공산 상태. 크라이슬러는 최근 신형 픽업트럭 글래디에이처를 한국에 투입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픽업트럭 분야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의 일부 지역은 지형적으로 강력한 픽업트럭이 안성맞춤입니다. 미국의 경우 픽업트럭 시장만 연간 수백만대 이상입니다.

미국은 픽업트럭이 독특한 시장을 형성하면서 해외 제작사에 자국 시장을 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유일하게 한국에 픽업 트럭 시장을 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진행하면서 시장 개방을 20년 연장했죠. 픽업트럭 시장은 미국의 절대적인 영역입니다.

-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성장기로 접어들었는데요.
▲ 다소 남성적인 특성과 나만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마니아를 중심에 놓고, 일반인이 가세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3파전으로, 원조 격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에, 한국GM 쉐보레 콜로라도가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라이슬러 지프의 글래디에이터가 합세했고요.
각각의 특징과 색깔이 다르고 옵션과 가격대가 다른 만큼 자신에게 맞는 픽업 트럭을 고르는 재미가 커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 포드의 픽업트럭 F150은 소규모 수입차 업체들이 선주문 방식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포드의 픽업트럭 F150은 소규모 수입차 업체들이 선주문 방식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여기에 조만간 현대차의 싼타크루즈가 참여하고 기아차와 포드 등도 관련 차량을 선보일 경우 혈투가 예상되는 데요.
▲ 2011년 크라이슬러 닷지 다코다의 단종으로 국내 픽업트럭은 무주공산으로 쌍용차가 주도했습니다만, 앞으로 다양한 픽업트럭이 출시될 것입니다.
현재 추세라면 내수 픽업트럭은 연 4만대에서 5만대 이상으로 커질 것 입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픽업트럭이 나름대로의 트림을 형성하면서 고정된 시장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 픽업트럭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솔린과 디젤엔진의 한계도 급복해야 할텐데요.
▲ 현재 내수용 픽업트럭의 경우 국산 디젤엔진, 수입차는 가솔린엔진을 각각 장착하고 있습니다. 픽업트럭이 아직 친환경자동차 이미지는 아니죠.
픽업트럭이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미래 지향적인 부분은 약하다는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제작사가 향후 방향성을 재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지난해 테슬라가 방탄 전기차 ‘사이버 트럭’을 공개해 세계 시장에 50만대 이상의 계약고를 올렸는데요.
▲ 제작사들이 참조할만한 부분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선보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을 통해 전기차의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모델3의 인기로 테슬라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습니다. 사이버 트럭도 친환경 픽업트럭 시장을 여는 중요한 모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한국GM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지난해 국내에 출시했다. (사진=한국GM)
▲ 한국GM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지난해 국내에 출시했다. (사진=한국GM)

- 앞으로 수년 이내에 픽업트럭도 친환경차가 주도권을 잡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 자동차산업에서 친환경은 이제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친환경 픽업트럭 시장이 확대되면 주요 완성차 업체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차도 미국의 픽업트럭 시장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만큼 싼타크루즈를 시작으로 친환경 픽업트럭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는 1톤 전기 픽업트럭인 포터를, 기아차는 봉고를 각각 출시한 만큼 향후 전기 픽업트럭으로의 전환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 문제는 시장 확장성이라 할 수 있겠네요.
▲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중요합니다. 시장은 크지 않지만, 내수가 세계 완성차 업계의 강력한 시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운전자의 눈도장을 찍고 세계로 나가야만 성공을 자신할 수 있습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3파전이 5파전 이상으로 커지기를 바라고, 관련 시장도 5만대, 8만대, 10만대를 넘는 시장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코로나19 창궐로 완성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국내 픽업트럭 시장 확대는 내수 200만대 시장을 여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