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정수남 기자) 현재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 대수가 13만대에 이르면서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는 구매 보조금에 의지해 연간 수만대 정도 보급에 그치고 있지만, 주행 거리 등 전기차의 단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조만간 전기차가 대세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을 지난 주말 만났다.
- 세계 곳곳에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혼전 양상인데요.
내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4~5종의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출시하고,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를 대거 들여올 예정입니다. 전기차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 사상 최장인 54일 간의 올해 장마가 16일 끝났습니다. 전기차는 전기로 작동해 물에 약하지 않나요.
▲ 내연기관차량도 폭우 등 침수에는 치명적입니다만, 최근 폭우로 전기차 운행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전기차는 특성상 엔진과 변속기를 빼고 배터리와 모터를 통해 구동력이 발생합니다. 이중에서도 차체 하부에 실린 배터리는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열도 많이 발생하고, 충격에도 약합니다. 항상 조심 운전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배터리는 차체 중량의 40%를 차지하는 단점도 있고요.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는 차체 하부에 있는 배터리가 침수된 도로를 달리거나, 배터리에 빗물이 들어갔을 때입니다.
전기차 배터리가 방수 기능이 강화된 특수 팩으로 포장돼 있고, 누전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되는 2~3중의 안전장치가 있지만, 사고는 안전을 뚫고 발생하는 만큼 누구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 최근 외신이 테슬라 전기차가 침수된 도로를 지나가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 테슬라가 방수 성능과 침수에도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 책임이고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가장 수우하다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자율주행 기능에 의존하다가 이미 여러 명이 사망한 사고가 미국에서 발생했습니다.
아울러 고장도 방지하면서 내구성도 확보할 수 있고요.
- 방수 기능을 가진 휴대폰을 물속에 담가놓으면 망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닌가요.
▲ 맞습니다. 전기차는 고속으로 움직이는 만큼 거센 물줄기와 부품 사이사이를 치고 들어오는 물기를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내연기관차는 수심이 머풀러 높이 또는 바퀴의 과반 이상인 경우 주의해야 합니다.
전기차 역시 바닥 하부가 물에 젖어 있고, 주행 중 차체에 들어오는 물기가 차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전기차의 경우 가능한 물을 멀리하라고 권고하고 싶습니다.
- 충전기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 현재 전국 설치된 충전기의 90% 이상은 충분히 넓은 지붕이 없습니다. 설사 있어도 길이가 짧아 충전동안 비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폭우에 노출돼 충전기 수명이 줄고, 물에 젖은 상태에서 운전자가 충전기 코드를 잡고 젖은 손으로 충전해야 합니다. 매우 위험하고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정부가 충전기 예비비를 별도 편성해 충전기 지붕도 씌우고, 고장 난 충전기를 수리하기 위해 민관 구분 없이 지원해야 합니다.
- 올해 장마처럼 비가 많이 올 경우 야외 충전기보다 실내 충전기를 활용하는 게 좋지 않나요.
▲ 당연하죠.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는 전기차 운행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미 관련 사고도 여러 건 있는 만큼 사망 사고도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기차 안전은 운전자 자신의 몫입니다. 항상 물을 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