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독감 백신' 연관성 여부 역학조사 중
(내외방송=석정순 기자) 제주지역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대구서도 70대 남성이 사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동구에 거주하는 78세 남성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한 뒤 숨졌다. 이는 인천, 전북 고창, 대전, 제주에 이어 다섯번째 사망한 사례다.
기저질환으로 파킨슨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던 남성은 지난 20일 정오쯤 동네 의원에서 무료 백신을 접종하고, 오후 1시 30분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21일 0시 5분 사망했다. 이 남성이 접종한 백신은 엘지화학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로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니다.
이날 제주지역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68세 남성이 새벽에 사망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9일 오전 9시경 제주도내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접종 다음날인 20일 밤 11시 57분경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후 21일 새벽 1시 11분 사망했다. 이 남성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 등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건당국은 독감 백신의 연관성이 있는지 역학조사 중이다.
앞서 전날 대전 서구 관저동에 사는 82세 남성이 당일 오전 10시 동네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오후 2시경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같은 날 오전 7시쯤엔 전북 고창군 상하면의 한 주택에서 78세 여성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이 여성은 전날 오전 9시쯤 동네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당시 접종한 백신은 상온 노출이나 백색 입자가 발견된 백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6일 인천 지역에 사는 17세 남자 고등학생이 민간 의료기관에서 14일 독감 백신을 맞은 이틀 뒤 사망했다. 이 학생이 접종한 백신은 상온노출로 논란이 됐던 신성약품이 조달한 물량이지만 상온 노출 백신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울러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총괄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무료접종 독감 백신에 대한 여러 가지 국민의 우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엄중하게 이 사실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일부 유통과정에서 부적절한 문제(상온 노출)가 발생했다는 점과 '백색 입자'가 나타난 사례 등 때문에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사망 사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그 사망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등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조사나 분석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보다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해 최대한 신속하게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