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를 이용해 소리로 의미를 담아낸 후니다킴의 작품 개성 만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작지만 큰 의미와 뜻을 품고 있어 하루 종일 생각나게 만드는 전시회가 있다. 종로에 있는 두산 갤러리에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열리는 'un-less'전이 그것이다.
총 4팀이 참여해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중 최하늘과 후디나킴의 작품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최하늘의 '우리 가족'은 드로잉 과정을 과감하게 삭제했다. 그냥 생으로 울퉁불퉁한 작은 동산에 세워진 조각들은 사회의 대안 가족 즉 조금은 불안정한 위치에 있으나 이 작품의 결론은 결여란 결코 부족함이 없는, 모자란 상태가 아닌 가족,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땅에 부족함 없이 자로 재어 딱 붙여놓은 듯 안정감 있는 형태는 아니지만 울퉁불퉁한 면과 면을 이용해 거대하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 부족한 면을 뛰어넘는 작가의 시도를 느낄 수 있었다.
후니다킴의 'ATTUNE'은 청각적 요소를 중심으로 공간을 점유하는 사운드 설치 및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작가는 여러 형태의 관계 속에서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우니다킴의 작품은 GPS로 측정되는 작가의 현재 위치와 전시 공간의 사이에 가청영역(헤르츠)이 존재한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구조물의 소리는 작가가 전시장에서 멀어질수록 작아지고 가까이 갈수록 무방비한 소음이 된다. 어느 한쪽의 소리도 완성된 소리는 없다. 정말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전하영의 작품 'M으로의 내적여행'은 앞서 공개된 전하영의 단편 소설 '21년 5월 1일, 스프링클러 씨에게'의 일부로 소설 속 문장들을 전시회장에 떠다니도록 만든 작품이다.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무언가 결핍된 상태에 머무른다. 소설 속 문장들이 조각난 채로 관람객 사이를 오가며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
무진형제의 '그라운드 제로'는 영상 작품으로, 콘크리트 바닥 위에 토우가 놓여져 있고 결국 물에 의해 파괴되는데 영상이 거꾸로 재생될 때는 다시 형상을 회복한다. 재난 상황이 닥쳐도 변치 않는 견고하기 그지없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주목한다.
작가는 의미를 알고 보면 다시 보이는 그런 작품을 좋아한다. 그냥 겉으로 봐도 훌륭하지만 의미를 알면 더욱 소중해지는 그런 작품은 관람객들의 머리 속에 한 그루의 신선한 나무를 자라게 해준다. 자라나서 숲을 이루고 머리는 치유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