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정영훈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으로 급등한 자동차 가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고, 제조 원가가 오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6일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을 분석한 결과 가격 상승 압력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신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주요 시장에서 꾸준히 오르는 추세이다.
미국은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올해 9월 4만 5000달러(약 5300만원)에 달해 지난 1년간 약 12% 상승했다.
중고차 매물 평균 가격도 올해 11월 2만 9000달러(약 3400만원)로 지난해보다 29%가량 올랐다.
유럽은 신차 공급 지연 사태를 겪었다. 그로 인해 10월 중고차 평균 가격이 연초보다 최대 28.3% 올랐고, 일본은 오해 10월 중고차 경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11%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정찰제 판매를 하는 국산차의 경우 급등세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수입차는 명목 판매 가격이 오르거나 판매사의 프로모션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중고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국산차, 수입차 가리지 않고 급상승하고 있고, 특히 출고 수개월 이내의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하면서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연구원은 자동차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 데는 반도체 공급난을 비롯해 제조 원가 상승, 수요 회복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고 풀이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자동차 공통 소재 및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국제 가격이 오르고 있고, 주요국의 물류비용 및 인건비 상승 추세가 더해지면서 자동차 제조원가가 급등했다"면서 "국가별 여건은 다르나,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자동차 교체 수요와 온라인 상거래 보편화로 인한 물류 배송 차량 증가 등이 신차 수요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승 압력은 단기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관련 이슈가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소재 원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비용 저감을 위한 노력에도 판매가격의 급격한 인하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만 연구원은 "생계형 운전자나 서민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이를 경감하고자 신차 개별소비세 등 세제 개편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면서 "전기차 보조금 로드맵 재검토 및 비교적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개발 이슈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