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반대시위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홍콩 경찰, 시위대 200여명 체포
홍콩보안법 반대시위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홍콩 경찰, 시위대 200여명 체포
  • 한병호 기자
  • 승인 2020.05.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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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 하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이 24일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 하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이 24일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려는 초강수를 두자 홍콩 시민들이 이에 맞서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날 오후 홍콩 번화가 앞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홍콩보안법과 '국가법' 반대시위를 벌였다. 앞서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는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초안이 소개됐다. 또한, 홍콩 입법회는 27일 중국 국기를 모독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법 안건을 심의한다.

이날 시위대는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등의 팻말을 들고 "광복홍콩 시대혁명", "홍콩인이여 복수하라", "홍콩 독립만이 살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완차이 지역까지 행진을 시도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미국 국기를 손에 든 모습이었다. 많은 시위 참여자는 2014년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쓰고 거리에 나섰다.

이날 거리에 나온 조슈아 웡은 "내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게 되더라도 계속해서 싸울 것이며,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서 이 법을 물리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야당인 탐탁치 부주석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라고 외쳤다.

경찰은 이날 8천여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하고, 불법시위에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시위대가 모이자마자 최루탄, 최루 스프레이, 물대포 등을 발사하자 시위대는 벽돌, 우산, 유리병 등을 던졌다. 경찰은 시위대가 유리창을 깨뜨리고 길가에 폐품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으며, 경찰 4명이 시위대의 공격으로 다쳤다고 밝혔다.

홍콩변호사협회는 변호사 1명이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다 구타를 당해 머리에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었다면서 폭력행위를 비난했다. 소식통들은 이날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가 20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2003년에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한 바 있지만, 반대에 부딪혀 법안을 취소한 바 있다. 홍콩에서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반중 인사 등을 마구 체포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6월 4일 '6·4 톈안먼 시위' 기념집회와 9일 100만 시위 기념집회가 열릴 수 있다. 7월 1일에는 홍콩 주권반환 기념시위가 예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서 시위 열기가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홍콩 정부는 8인 초과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최대 2만 5천 홍콩달러(약 400만원) 벌금과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5월 1일 노동절 때도 홍콩 노동계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으나, 시위 참여 열기는 저조한 편이었다.

이날 시위도 격렬하게 벌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6월 송환법 반대시위에 비하면 그 열기는 훨씬 저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시위는 저녁 무렵이 되자 대부분 소강상태를 보였다. 다음 달 4일 톈안먼 시위 기념집회도 경찰의 불허시 저녁 8시 홍콩 시내 곳곳에서 촛불을 켜는 방식으로 대체될 예정이어서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달라진 분위기는 사회 안정을 바라는 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콩 친중파 진영은 입법 지지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친중파 단체인 '23동맹'은 228만 명의 홍콩보안법 지지 서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폭력집단의 심각한 위법행위가 벌어졌다"며 "이야말로 국가안전법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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