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진 작품 한자리에 모여...선물 같은 전시회 '이건희 컬렉션'
고급진 작품 한자리에 모여...선물 같은 전시회 '이건희 컬렉션'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10.23 14: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흥미롭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들이 주제별로 모여있다
기증하지 않았다면 볼 수 조차 없었을 귀한 작품을 무료로 감상
직접 가서 보길 권유한다...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전시
▲ .
▲ 이중섭의 '황소'. 이중섭의 황소를 실제로 보다니. 그림 밖으로 소가 뛰쳐나올 것만 같다. 소의 우직하면서도 야생마 같은 느낌을 받았고 '쇠심줄 같다'는 말이 이 그림을 보고 떠올랐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세기의 기증. 이건희 컬렉션을 지난 21일 내외방송에서 다녀왔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지난 7월 21일부터 오는 2022년 3월 13일까지 열리고 있다.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들을 처음 공개하는 전시로, 수준 높은 작품들을 모든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한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자 마련된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이래 한국미술사 정립을 위해 작품 수집을 꾸준히 해왔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은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으로 1만점이 넘게 됐다. 

이건희 컬렉션 1488점 중에는 한국 작가 작품 1369점, 해외 작가 작품 119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작품 58점을 먼저 선보였는데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주축으로 크게 세개의 주제로 나눴다. 이번에 전시된 50여개의 작품들 외에 향후에도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일 것이라는 안내도 돼있었다. 

▲ .
▲ 김은호의 '간성'. 그날의 운수를 치고 있는 여인.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
▲ 장욱진의 '공기놀이'. 최근 세계적으로까지 인기를 달리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에도 나왔던 우리 전통 놀이 문화 '공기놀이'. 건전하면서 당시 소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새로웠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
▲ 이상범의 '무릉도원'. 전시회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볼 수 있는 작품. 섬세함과 단아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그 시절부터 이런 색감을 내며 이러한 기교가 그림에 뭍어나오게 할 수 있었다는 게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첫 번째는 수용과 변화다.

일제 강점기에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면서 서구의 유화가 등장했고,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 백남순의 '낙원'을 시작으로 이상범의 '무릉도원'이 눈길을 끈다. 이 시기 동서양 회화의 특징이 융합과 수용을 통해 변모하는 과정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김은호의 간성도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인데 이는 한가로이 마작을 하며 그날의 운수를 점치고 있는 기녀로 추정되는 인물의 그림이다. 

▲ .
▲ 이중섭의 '흰소'. 소의 근육이 인상적이다. 당장이라도 그림에서 뛰쳐나와 머리로 공격을 할 것만 같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두 번째는 개성의 발현이다.

광복 후 한국전쟁 중에서도 작가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개성의 발현'.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 등 작가들의 화려한 작품이 공간을 번쩍번쩍 광이 나게 만든다. 

이중섭의 흰소와 황소가 역시나 눈길을 끌었다. '쇠심줄'이라는 단어가 있다. 고집스러워 보이는 힘으로 똘똘 뭉친 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냈고, 그림 속에서 소가 뛰쳐나올 것 같은 느낌도 줬다. 황소는 이중섭이 그리고 대중이 가장 애호했던 작품 중 하나다. 이를 실제로 보다니 실로 경이로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김환기의 커다란 작품인 '여인들과 항아리'도 인상적이었다. 

눈길을 끄는 한 부분이 존재하거나 딱 봐도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대담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섹션이었다. 

▲ .
▲ 박생광의 '무녀'. 세 번째 섹션인 '정착과 모색'에서 만나본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세계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려는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
▲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 역시 뭔가 안정적으로 보인다. 색감도 겹겹이 여러가지로 사용했고, 터치감도 자신 만의 세계를 구축한 상태에서 만들어낸 작품인 것이 그대로 뭍어났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세 번째는 정착과 모색이다.

전쟁 후 복구 시기에 작가들은 국내외에서 정착해 차츰 자신만의 색깔을 모색한다. 이성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 박생광의 '무녀' 등을 통해 조금 더 현대적인 표현, 작가의 안정적인 작품 세계 등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들의 작품, 이렇게 기증하지 않았다면 만나볼 수 조차 없을 고가의 작품들을 나라에 기증했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선물을 선사한 것이나 다름 없다. 개성 넘치는, 여러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직접 가서 만나보자. 절대 후회하지 않을테니.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