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전예성 기자)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검은 백조'의 출현으로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격히 추락했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8%로 전분기의 6.0%보다 12%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는 1992년 이후 2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 발표 이후 처음이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1976년이었다.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1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 -6.5%로,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지속해 감소하는 추세였는데 이번에 급전직하했다.
작년 1∼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6.4%, 6.2%, 6.0%, 6.0%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급락은 사실상 예견된 것이었다. 중국은 1월 23일 우한 봉쇄 등 전국적인 규모의 '셧다운'에 들어갔다.
중국의 경제활동 마비상태는 2월까지 이어졌고, 3월 들어 점진적인 경제·사회적 정상화가 추진됐다. 올해 전체 중국의 경제전망 역시 밝지 못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내렸다. 이는 1976년(-1.6%) 이후 4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1분기 성장률은 1990년의 3.8%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막대한 재정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중 하나다. 1분기 경제성장률 악화보다는 2분기부터 반등 여부 및 강도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IMF는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9.2%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성장 둔화는 중국공산당 지도부에 심각한 도전이 된다.
이에 따라 중국 당·정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통화·재정 정책을 아우르는 강도 높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은 1분기까지는 도산 위기에 몰린 중소·민영기업과 실업자 등 특정 취약 대상에 초점을 맞춘 지원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은 선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온건한 수준에서 통화 완화 정책을 폈다"며 "1분기 데이터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림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