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정수남 기자)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6개월만에 다시 추락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그룹의 주력인 현대차는 상반기 세계시장에서 158만 9429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212만 6307대)보다 판매가 25.2% 급락했다.
이중 내수는 0.1%(38만 4113대→38만 4613대 ) 늘었지만, 같은 기간 해외 판매가 30.8%(174만 2194대→120만 4816대) 줄면서 전체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
업계는 정 수석부회장의 상반기 실적 하락을 점쳤다. 판매 감소폭이 커 고급차 등의 판매로는 극복하기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1분기에도 전년대비 판매가 11.4%(102만 1391대→90만 4746대) 줄었으나, 이 기간 매출(25조 3194억원)과 영업이익(8638억원)은 각각 5.5%(1조 3323억원), 4.7%(38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분기순이익(5527억원)은 비용증가 등으로 42%(4011억원)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세계 판매가 전년보다 3.6%(458만 9199대→442만 2644대) 줄었다. 반면, 고부가가치의 고급차량과 중대형차량, 친환경차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승부하면서 매출(105조 7464억원)이 9.2%(8조 9338억원), 영업이익(3조 6055억원)이 48.9%(1조 1833억원), 당기순이익(3조 1856억원)이 93.7%(1조 5406억원) 각각 전년보다 모두 크게 늘었다.
◇ 상반기 세계판매 31%↓…영업익 감소 불가피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말 자사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선보이면서 경영을 진두지휘했지만, 3년 연속 실적 침체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2012년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이후 2018년까지 6년 연속 실적이 감소했다. 6년 사이 현대차의 영업이익(8조 4406억원→2조 4222억원)과 당기순이익(9조 611억원→1조 6450억원)은 각각 71.3%, 81.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면서 14.6%(84조 4697억원→96조 8126억원) 오히려 상승했다.
현대차 김도학 이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수요 위축과 이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판매가 감소했다”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튼실한 내수 확대와 효율적 재고관리, 다양한 신차를 앞세워 해외 실적 악화를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하반기 국산차 수출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국산차 업체는 10대를 생산해 6대를 수출하는 구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