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박물관 특별전, 선조들의 전염병 지혜 배우고 코로나19 용기를 품고 오다
허준박물관 특별전, 선조들의 전염병 지혜 배우고 코로나19 용기를 품고 오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2.03.28 09: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전염병의 역사를 한눈에..."코로나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 보여줘
.
동의보감 잡병편.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전염병은 언제나 존재했다. 크고 작게 심각도도 매번 달랐다. 

하지만 전염병은 생명까지 위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위기를 결국엔 넘겨오면서 지금까지 왔다. 인류는 그만큼 지혜롭고 강했다. 

허준박물관은 '전염병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이며 지난 22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관람객들을 만난다. 

허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우리 조상들, 특히 동의보감의 허준 선생이 전염병을 대한 자세, 이겨낸 모습들을 조목조목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23일 이번 특별전을 찾아 선조들의 지혜와 용기, 끝나지 않는 열의와 열성 등을 엿볼 수 있었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삼국사기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는데, 고려시대 김부식이 1145년에 편찬한 역사서다. 우리나라의 역병 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벽역신방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 소장이고 허준 선생이 당독역을 막기 위해 펴낸 방역 치료 전문의서다. 당독역은 지금으로 따지면 성홍열에 해당한다. 치료법은 서양 의학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집필됐다. 

허준 선생의 전염병 집필 의서는 두창을 막기 위한 언해두창집요, 당독역을 막기 위한 벽역신방, 온역을 막기 위한 신찬벽온방이다. 신찬벽온방은 보물 제1087-2호로 지정돼있고, 1613년 허준이 지은 온역에 대한 전문 의서다. 

모르는 사람 없을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은 허준의 의학 전서다. 

전염병의 기록은 대략 이 정도로 정리돼 있었다. 

.
예방접종의 시작 시기.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예방접종이라는 게 드디어 시작됐고, 국립민속박물관 소장의 두창치료 도구와 종두훈령이 나왔다. 종두훈령은 종두 시행을 알리는 훈령이다. 제영신편은 1889년 이재하가 우두법에 대해 저술한 의서이고, 지석영이 펴낸 종두에 관한 의서인 우두신설도 전시돼 있었다. 

1965년에 제작된 유리 주사기, 홍역과 볼거리, 풍진 등을 예방하기 위한 혼합백신 약병들도 눈길을 끌었다. 

종두기계라고 해서 종두를 치료하던 의료기기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
전염병을 치료하는 약초와 의약기들이 전시된 공간.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전염병을 치료하는 약초와 의약기들도 눈에 띄었다. 휴대용 약상자며 배가 아플 때 따뜻하게 데워 배 위에 올려놓는 찜질기인 백자청화 배밀이도 있다. 

과실류의 즙을 내던 기구인 백자 강판도 보관돼 있다. 

콜레라가 전염병으로 돌 당시 콜레라 예방 접종증, DDT분무기 등도 진열돼 있었다. 1920년대 콜레라가 유행을 했고, 이는 연대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에 있는 '콜레라병방역지'에 자세히 나타나있다. 

경성, 인천, 평양, 부산 등 콜레라 환자 현황 지도도 당시의 다급함과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보건사회부에서 '콜레라를 예방하자' 등의 경각심을 주는 포스터를 제작했었다. 

.
민간에서의 전염병 극복 노력도 대단했다. 나쁜 기운을 막는 부적 등도 성행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의학의 힘을 빌리기도 했지만 민간에서의 전염병 극복 노력도 대단했다. 인삼을 들고 있는 산신 그림 '산신도', 마을 입구에 세워 마을의 나쁜 기운과 병을 막는 수호신 역할을 한 '장승' 등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역귀를 쫒아낸다는 '처용탈'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처용무에 사용되는 탈이다. 질병을 막아주는 부적을 찍어내는 판, 콜레라 막는 고양이 부적 등도 있었다. 

.
코로나19와 관련된 물품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현재에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돌고 있다. 전 세계를 장악한지 3년째가 된다. 이제 홍역이니 홍역, 콜레라 등은 예방 접종과 그에 맞는 안전한 치료제가 나온지 오래라 여타 전염병 등은 대부분 다 예방, 치료가 가능해졌다. 그래서 안심해도 되지만, 이 정체 모를 갑작스런 코로나19는 충분한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예방접종과 빠르게 생산해낸 치료제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허준박물관 '전염병의 어제와 오늘' 특별전에는 현재 코로나19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들과 방역하는 분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주사기, 방역 관련 소독 도구, 건강관리세트, 의료진의 의복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의료진이 받은 응원 편지들도 보관돼 있는데 가슴 뭉클했다.

의료진들과 서로 면 대 면으로 진료하지만 살을 닿을 수 없고 플라스틱 너머로 얼굴을 마주하며 검사와 치료가 이어진다. 그렇지만 이러한 손편지 등은 마음이 직접 통로로 연결되는 기분이라 거리두기 등으로 인간미와 온정을 느끼기 힘든 시대에 감동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선조들도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전염병 앞에서 지금의 코로나19를 맞이하는 우리 세대들처럼 공포에 떨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수한 재원들에 의한 전염병 극복은 가능해졌고 그 분들 덕에 대부분의 전염병에서는 다 해방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도 역사가 될 것이고, 역사의 한 점이 될까. 너무 오래, 많은 인명 피해가 나올까 두려운 건 사실이다. 

선조들의 침착함 등을 배워 익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진 뿐 아니라 의료진을 도와 일반 국민들도 함께 철저한 개인 방역과 의료진에 대한 응원 또한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특별전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너무도 대단한 역사물이 보관돼 있고, 현장의 생생함, 현재의 코로나19까지의 역사가 너무도 실감나게 전시돼 있어 알찬 전시라고 표현하면 좋겠다. 

선조들의 지혜에 힙입어 현재 맞이한 코로나19도 물리칠 수 있으리란 기대와 용기를 가져본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