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진단] 총선 프레임 잘못 짠 野…막판 구심점 없는 與
[21대 총선 진단] 총선 프레임 잘못 짠 野…막판 구심점 없는 與
  • 김준호 기자
  • 승인 2020.04.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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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방송=김준호 기자) 이제 몇 시간 후면 4․15총선 선거운동이 마감되고, 15일 아침 6시부터 약 13시간 동안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전체 유권자의 74%가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자가격리자 투표로 인해 출구조사 발표가 15분 연기되면서 6시 25분부터는 당선의 윤곽이 나오게 된다.

물론, 출구조사에는 사전투표 26.69%가 반영이 되지 않아 당선의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지만, 내일 밤 9~11시가 되면 당선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초접전지역은 새벽이 돼서야 몇십~몇백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자동분류되지 않아 전부 수개표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16일 오후 정도가 되면 각 당의 비례대표 당선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제1당을 비롯해 각 정당의 국회의원 비율을 확인할 수 있고, 21대 국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알아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15일과 16일은 향후 4년간 대한민국과 국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시간이다. 지난 4년간 그 누구도 국회의 주도권을 갖지 못한 채 여야가 뒤얽혀 점거농성과 회의장 봉쇄 등으로 20대 국회는 국민들에게 동물국회, 식물국회로 낙인 찍혀 있었다.

이번 총선의 특징으로는 코로나 때문에 최초로 북한 이슈도 없고, 뚜렷한 이슈나 정책 대결 없이 치러진 선거였지만, 코로나로 인한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고, 이는 단순히 분산투표의 결과가 아닌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이자 국민들이 직접 투표라는 행동에 나섰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본다.

우선, 선거운동 막판 상황과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진보진영의 신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더 크게 점쳐지고 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13일 ‘개헌선 저지’ 발언이 아니라도 해도 이번 선거기간에 보수 야당에게는 분명 불리한 흐름이 있었고, 이 흐름을 바꾸지 못한 채 점점 기울어진 선거를 치룰 수밖에 없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고집스러운 선거 프레임에 있었다. 20대 국회부터 미래통합당은 정권 재탈환을 목표로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외쳐왔다. 2월 중순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대규모 확산세에 접어들었을 때까지도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기대하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사태가 진정이 되고 우리나라 코로나 방역대응체계가 외신에 연신 보도되면서 상황은 바꿔지기 시작했다. 나라 전체가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에서 벗어나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이 국정 안정을 바라는 추세로 변하고 있었지만, 미래통합당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원래 총선은 지역구 선거에서 단 1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 중도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희비를 엇갈릴 수 있다.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에 따라 유연한 사고와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보여준 모습은 중도층을 향해 자신들이 내세운 공허한 정권심판론뿐이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 수습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이슈의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는 데 있다. 20대 국회에서부터 정권 재탈환을 위해 민주당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강한 야당을 표방해온 미래통합당의 전략이 이해되지 않을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강조해왔다는 것은 뼈아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선거운동 중반 이후 황교안 대표의 이른바 ‘전 국민 50만원 지급’카드도 빛을 보지 못한 것도, 선거의 주도권을 갖지 못하면서 선거 초반 미래통합당 (경합)우세지역이 경합지역으로 넘어간 것도 이 연장선상이라고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일 터져나온 막말 논란은 선거의 판도까지 뒤흔들어 놓았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선거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후광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명진 후보의 탈당 권유는 미래통합당의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그 일을 매개로 주말 사이 여론이 급반전하면서 미래통합당 자체 조사 분석에서도 위험신호가 감지된 것이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해야 자신들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동의하지 못하는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다른 이슈로 무당층을 지지층으로 흡수해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특히, 253개의 지역구에서 승부를 벌여야 하는 만큼 전체적인 선거 대책 속에서 세심한 신경을 쓰지 못하면 결코 1당을 차지할 기회도 놓치고 만다.

또한, 세련되지 못한 선거 대책과 원색적인 구호는 미래통합당에게 갈 수 있는 표심의 확장성을 제 스스로 차단하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집토끼들과 샤이보수층을 불러들일 수 있겠지만, 판세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잘 했다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라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선전하는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효과와 미래통합당의 헛발질에 대한 반사이익, 민주당 스스로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해도 된다.

선거 초반 민주당은 호남지역 이외에는 어디에서도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 없었다. 미래통합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 워낙 많아 제1당 지위를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등지에서 20대 총선 성적표만큼만 해도 선전한 것이라고 볼 때도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선거 초반을 지나면서 차츰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혼전을 거쳐 점차 (경합)우세지역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미래통합당의 막말논란 등이 터져 나오면서 비로소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번 총선의 승기는 분명 민주당으로 넘어갔지만, 흔히 선거 막판에 터져나오는 네거티브 혼전양상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비록 총선 승리를 낙관하는 걸 경계하고 있지만, 총선 승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에서 본의 아니게 나오는 말실수들이 보수 야당의 표적이 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10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진영 180석’ 발언으로 ‘거대여당 견제심리’를 호소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전락으로 투표장으로 향하는 무당층의 표심이 흔들리게 되면 총선에서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 중 아직까지 후보나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적게는 3~5%, 많게는 10% 가까이 된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의 분석이다. 즉, 선거 막판 혼전양상을 마지막까지 지켜본 표심이 이번 총선의 당락을 결정한다는 말이 된다. 원래 유권자들은 역대 선거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자신의 주권을 행사해 왔는데, 이번 총선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지, 아니면 20대 국회에 대한 채찍질로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줄지 내일 개표방송에서 그 여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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