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수에도 양성반응 나오는 불량 진단키트’… 6주간 검사공백으로 대재앙 초래한 미 CDC의 굴욕
‘정제수에도 양성반응 나오는 불량 진단키트’… 6주간 검사공백으로 대재앙 초래한 미 CDC의 굴욕
  • 서효원 기자
  • 승인 2020.04.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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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불량 진단키트를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CDC가 1월 말에 만든 진단키트 불량으로 6주간 검사를 못 하면서 검사 공백이라는 대재앙을 초래했고, 한국에 진단키트를 요청한 이면에는 이같은 CDC의 실책도 한몫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각) "CDC 본부 연구소에서 자체 수칙을 지키지 않고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샘플이 있는 같은 장소에서 오염된 진단키트를 만들었다"는 미 식품의약청(FDA)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오염된 진단키트는 심지어 맹물에도 양성반응을 보였다.

CDC는 지난 1월 중국에서 입수한 유전자 정보에 따라 조지아주 애틀랜타 본부 연구소 3곳에서 진단키트를 제조했는데, 3곳 중 2곳에서 제조수칙 위반사례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FDA는 연구원들이 연구소를 출입할 때 복장을 갈아입지 않거나 샘플검사와 진단키트 분류를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등 문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CDC의 실패는 사태 초기 연방 정부의 준비 부족을 보여주며,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WP도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CDC가 1월말 미 전역의 공중보건 연구소 26곳에 첫 진단키트 물량을 보냈는데, 이 중 24개 연구소에서 잘못된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고도 정제수가 들어있고 유전자물질은 없는 음성대조군 검체에 테스트를 해봤더니 엉뚱하게 양성반응이 나왔다. CDC 진단키트는 한 가지를 더 추가해 세 가지 요소를 검사하게 돼 있는데 이 추가된 요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CDC가 추가한 검사요소는 코로나19 진단에 필수적인 것이 아니었고, 속도가 대단히 중요한 시점에 테스트를 복잡하게 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2월 말 FDA 당국자들이 애틀랜타의 CDC 연구소 본부를 찾아 진단키트 생산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CDC는 진단키트 생산업체와 접촉하는 데 한 달 넘는 시간을 낭비하면서 코로나19 검사 지연을 악화시켰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CDC는 세계 최고의 방역기구라는 명성에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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