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서효원 기자)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인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신조 총리 주도로 일본 전역에 배포된 천 마스크를 말하는데, 곰팡이와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섞인 불량품이 대거 발견돼 한때 논란이 일었다.
또 일각에선 마스크 총 4곳의 납품업체 중 1곳이 수상한 곳이란 의혹도 제기돼 아베 총리를 곤란에 처하게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1일 “아베노마스크와 관련, 일본의 납품업체는 국내 검품을 요구했지만, 정부측이 시간이 없단 이유로 거절해 품질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노마스크 납품업체 중 한 곳인 고와는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생산한 천 마스크의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선 국내 검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일본 정부가 거절했다.
또 일본 정부와 고와가 3월 17일 체결한 납품계약서엔 “숨은 하자가 발견되더라도 을(고와)에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이 이례적으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측은 “고와의 국내 검품은 1㎜ 정도의 봉제 오차도 불량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기일까지 목표의 절반도 조달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아베 총리는 고와와 3월 17일 계약을 체결하고, 4월 1일 전국 가구당 2매의 천 마스크를 일률 배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배포 개시 이후 천 마스크에선 벌레, 곰팡이,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발견됐고, 결국 고와는 전량을 회수해 재검품해야 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마스크 납품 업체 고와가 짊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천 마스크 전국 배포사업의 실패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총리관저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매일 빨아서 사용해야 하는 천 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에 비해 호용성이 떨어진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이 사업(천 마스크 전국 배포)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임팔 작전’에 비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팔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세운 작전으로 일본군 역대 최악의 작전이자 흑역사로 꼽힌다.
당시 일본군은 예상보다 빨리 버마(미얀마의 옛이름) 점령에 성공하자, 인도까지 점령하겠다며 임팔로 갔지만, 3만명이 숨지는 등 대패했다. 임팔작전은 ‘보급을 적에게서 탈취한 것으로만 충당하려고 하면 망한다’는 것의 대표적인 예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지난달 27일 기준 아베노마스크의 배포율은 25%에 그치고 있고, 일회용 마스크는 품귀 현상이 해소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