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서효원 기자) 뉴질랜드가 코로나19가 유행한 나라 중 처음으로 감염자가 한 명도 없는 ‘청정상태’가 돼 경보체제를 1단계로 내렸다. 사실상 종식 선언만을 앞두고 있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현지시각 8일 “마지막까지 남았던 코로나 감염자 1명이 회복하고 ,신규 감염자가 더 나오지 않음에 따라 뉴질랜드에는 감염자가 이제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정을 기해 그동안 유지해온 경보체제 2단계를 1단계로 내린다”고 말했다.
이에 전국 봉쇄령 등으로 많은 제약을 받아왔던 주민들의 생활이 다음날인 9일부터 거의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엄격한 국경 통제와 접촉자 추적 기록 등을 통한 코로나19 경계태세는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아던 총리는 “코로나 경보체제가 1단계로 내려갈 수 있게 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감염 사례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1단계로 내려가는 것은 모든 국민들의 노고에 대한 이익 배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질랜드에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는 보고를 받고 딸 앞에서 잠시 춤을 추기도 했다. 다음 단계는 우리 모두 지역 경제를 지원함으로써 다시 나라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뉴질랜드 언론은 “신규 감염자가 17일째 한 명도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를 뉴질랜드에서 완전히 퇴치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비판적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보건부 애슐리 블룸필드 사무총장은 “지난 2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진행형 감염자가 모두 사라진 것은 우리들의 여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이정표이다. 하지만 이미 얘기한 대로 코로나에 대한 경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마이클 베이커 오타고대학 교수도 “코로나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는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감염 고리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뉴질랜드에선 지난 2월 말 코로나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확진자와 감염 추정자 포함해 1504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진단검사는 지금까지 29만 4000여건이 실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뉴질랜드는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할 조짐이 관측되자 외국인 입국 금지와 전국 봉쇄령 등 강경한 대응책으로 코로나와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 뉴질랜드는 주 수입이 관광이지만 국경 봉쇄 등의 조치를 과감히 취해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났단 평가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의 방역 모델이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모델로 관심을 끌 전망이란 분석도 잇따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