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부회장,자존심회복‘탄력’…정의선부회장,한박자‘쉬고’
이재용부회장,자존심회복‘탄력’…정의선부회장,한박자‘쉬고’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0.22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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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낙수효과 체제…국내 1·2위 기업, 삼성電·현대차 역할 막중
삼성電, 1∼3분기 매출2%, 증가 그쳐…영업익 31%↑ ‘코로나19 덕’
이 부회장 전년 실적 부진 극복…증권가, 투자 의견 ‘적극 매수’ 유지
현대차, 세계 판매 19% 급감…실적 하락 불가피. 상반기 순익 52%↓
정 부회장, 6개월만에 곤두박질…“지역별 대응책, 부정적 영향 최소”
▲ 올해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19 창궐에도 큰 폭의 경영 실적 개선세를 기록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올해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19 창궐에도 큰 폭의 경영 실적 개선세를 기록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
우리나라 경제는 대기업의 결실을 중소기업과 여타 산업이 나눠 갖는 트리클다운(낙수효과) 구조이다. 대기업이 흥하면 경제성장률 역시 오르고, 대기업이 주춤하면 경제 역시 침체를 보인다.문재인 정부가 2017년 상반기 출범하면서 우리 경제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960년대 경제개발 단계부터 최근 60년간 대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를 바꾸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독일 같은 경제 구조를 좇기보다는 대기업 중심으로 가되, 중소기업을 활성화 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반면, 독일의 경우 1945년 종전 이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구축해 한방의 ‘대포’보다는 많은 ‘소총수’를 보유해 현재 유럽을 비롯해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재계 각각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총괄부회장은 2010년대 중반 경영을 전면에 나서면서 줄곧 비교의 대상이 됐다.

모두 3세 경영인인데다, 두 부회장 모두 1960년대 생으로 대기업집단 총수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피인 50대(당시 40대)라서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창궐로 두 부회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1월 하순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의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정전자)
▲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1월 하순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의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정전자)

지난해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한 이 부회장은 올해 자존심을 회복한 반면, 6년 만인 지난해 자사의 실적 상승을 주도한 정 수석부회장은 주저앉았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덕을 봤다면, 현대차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74조 29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0조 5200억원)보다 2% 늘었다.

이는 반도체와 가전, 디스플레이 부문의 고른 성장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가 세계에 확산되면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 비접촉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서버용인 D램반도체 수요가 올해 크게 늘었다.

아울러 같은 이유로 소비자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급 가전의 수요가 삼성전자의 가전 매출 상승을 도왔고, 가전 수요 증가는 디스플레이 수요도 늘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경영능력의 가늠자인 영업이익에서 이 부회장은 활짝 웃었다.

▲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8월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아산 소재 온양캠퍼스 등도 찾아 현장 경영을 펼쳤다. (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8월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아산 소재 온양캠퍼스 등도 찾아 현장 경영을 펼쳤다. (사진=삼성전자)

같은 기간 26조 89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30.5%(6조 2800억원)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등에 대한 대응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고급제품 판매를 전략적으로 늘린데 따른 것이라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체면을 구겼다.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바닥을 치면서 경영실적이 크게 추락한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매출 230조 4009억원으로 전년(243조 7714억원)보다 5.5%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7조 7685억원, 21조 7389억원으로 52.8%(31조 1182억원), 51%(22조 6060억원) 크게 줄면서 반토막이 났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찍은 2018년까지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대내외에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7월 한일경제갈등이 발발하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을 직접 찾아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주력했다. (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7월 한일경제갈등이 발발하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을 직접 찾아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주력했다. (사진=삼성전자)

이로 인한 국내 수출 역시 이 부회장 실적과 맞물려 있다.

이 부회장 경영실적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2016년 우리나라 수출액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다 이 부회장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2018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1000억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넘으면서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처음으로 넘겼다. 같은 해 연간 수출액 역시 6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 수출국 ‘빅7’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 반도체 업황 난조로 이 부회장이 실적이 주춤하자,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액과 반도체 수출액도 감소했다.

올해 이 부회장 실적 개선에는 코로나19도 기여했지만, 지난해 사업장별 점검과 단속, 임직원 격려 등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도 일조했다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업황이 불투명하자, 각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과 대화하면서 애로를 해소하는 등 업황 개선에 대비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산업통상자원부. 정수남 기자 편집)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한일경제갈등이 발발하자 사장단 회의를 통해 대책을 강구한데 이어, 일본을 직접 찾아 원활한 원자재 수급에 주력했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생산에 차질이 없는 까닭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1조원어치의 반도체 원자재를 확보했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올해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1월 하순 브라질 공장 등 중남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을 다독이고, 품질 개선을 주문했다.

미래에셋대우 임영찬 연구원은 “올해 세계 반도체 업황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 저점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반도체 산업은 호황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 ‘적극 매수’를 유지했다.

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모처럼 올린 실적 개선세가 코로나19로 고꾸라졌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그룹의 주력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1∼3분기 세계시장에서 260만 4205대를 판매해 전년(322만 9669대)보다 판매가 19.4% 급감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 같은 판매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 고객이 대면 활동을 기피하고 있어서 이다.

실제 K방역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응한 국내에서 현대차는 같은 기간 58만 3644대를 팔아 6.6%(3만 6229대)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의 연간 판매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판매의 경우 이 기간 24.7%(268만 2234대→202만 541대)로 크게 줄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11월 자사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선보이면서 경영 전면에 나왔지만, 이후 매년 실적하락에 시달렸다. 부친 정몽구 회장이 인사권과 결제권을 여전히 행사하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좁았기 때문이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5년 11월 자사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5년 11월 자사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그러다 2018년 후반기 정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 대표로 승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인사권을 비롯해 대규모 투자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는 전년보다 3.6%(458만 9199대→442만 2644대) 줄었지만, 경영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정 수석부회장은 전년보다 9.2%(8조 9338억원) 증가한 105조 7464억원의 연결기준 매출을 올려 매출 100조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정 수석부회장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3조 6055억원)과 당기순이익(3조 1856억원)은 각각 48.9%(1조 1833억원), 93.7%(1조 5406억원) 급증하면서 직전 3년간 실적 부진에 따른 마음고생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자사의 6년간 실적 추락을 막는데도 성공했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8년 하반기 선보인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넥쏘. 넥쏘가 서울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충전을 위해 줄을 이뤘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18년 하반기 선보인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넥쏘. 넥쏘가 서울 여의도 국회수소충전소에서 충전을 위해 줄을 이뤘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정 회장은 2012년 사상 최고 영업실적(8조 3155억원)과 당기순이익(8조 9935억원)을 달성했지만, 2018년까지 실적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정 수석부회장의 실적 개선은 고급차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는 2018년 하반기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인데 이어 제네시스 라인업 강화,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등 그동안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에 주력했다.

이달 중순 현대차의 1∼3분기 실적이 나올 예정이지만, 전년대비 감소가 유력하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가 31% 급감하면서 전체 판매가 25.2%(212만 6307대→158만 9429대)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47조 1784억원)과 영업이익(1조 4541억원), 반기순이익(9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4%(3조 7750억원), 29.5%(6085억원), 52.4%(1조 231억원) 급락했다.

▲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와 함께 동종 업체와 대거 손을 잡았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크로아티아 전기차업체 리막의 마테 리막 최고경영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와 함께 동종 업체와 대거 손을 잡았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상반기 크로아티아 전기차업체 리막의 마테 리막 최고경영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

3분기에 현대차 세계 판매가 늘면서 실적 개선이 다소 예상되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는 판단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우리 수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4월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 자동차가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이는 등 고무적인 모습을 기록했다”며 “주요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해 국산차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산업통상자원부. 정수남 기자 편집)
▲ (자료=금융감독원, 산업통상자원부. 정수남 기자 편집)

현대차 김도학 이사는 “해외시장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줄었다”며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을 최근 회장으로 추대했다. 향후 현대차의 실적 개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2015년 말 정의선 부회장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이후 3년간 인사권과 결제권을 정몽구 회장(현 명예회장)이 행사하면서, 정 부회장은 실적 하락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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