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33%·영업이익률 14%…“차별화 제품으로 대응”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외 경제는 몰락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아서다.
다만, 업종별 희비는 갈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실적이 개선된 기업과 추락한 기업으로 양분된 것이다.
내외방송은 4회에 걸쳐 국내 재계 1위에서 4위까지 기업을 분석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공유하는 트리클다운(낙수효과) 구조라, 대기업의 성장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바로미터라서다.
[글 싣는 순서]
① 삼성전자, 전년 역성장 극복 ‘코로나 덕’…실적 상승 ‘쭉쭉’
② 현대자동차, 코로나로 여파…6년 만에 일군 실적개선 ‘추락’
③ SK, 마이너스 정제마진 수조원…올해 사상최대 위기 ‘흔들’
④ LG, 하이엔드가전으로 승부 코로나 극복…하반기 성장지속<끝>
우선 재계 1위 삼성전자를 살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08조 2913억원으로 전년 동기(108조 5127억원)보다 0.2% 감소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시계가 멈췄지만, 서버 구축을 위한 D램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삼성전자의 D램반도체 세계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0.1% 상승한 43.8%를 찍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와 최고급 TV 등도 이 같은 삼성전자의 성장을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으로 고객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어서다.
이로 인해 경영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은 이 기간 13.8%(12조 8303억원→14조 4400억원) 크게 늘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3.4%로 전년 12%보다 개선됐으며, 지난해 국내 주요그룹의 평균인 5%보다 2.5배 이상을 나타냈다.

올해 반기순이익 역시 시장 전망과는 달리 양호했다. 삼성전자는 10조 4400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10조 2242억원)보다 순이익이 2.1% 늘었다.
당초 증권가는 코로나19 대응 비용 등으로 반기순손실을 전망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2%(5조 436억원→4조 8849억원) 줄었다.
상반기 삼성전자의 총자산순이익률은 4.1%로 전년보다 2%포인트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정국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선전했다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수익성을 의미하는 이들 지표가 양호해 국내 유가 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1월 23일 최근 10년간 사상 최고인 26만 2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3월 29일 4만 2300원으로 떨어졌으나, 지난달 29일 6만 400원으로 오르는 등 다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1일에는 전날보다 1%(500원)오른 5만 5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코로나19 정국서 호실적”…”투자성향, 적극 매수”
미래에셋대우 김진성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정국에서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최근 세계적으로 2차 대확산 조짐으로 당초 3분기부터 예상된 경제회복이 불투명해졌다”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성향 ‘적극 매수’를 유지했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투자가치는 양호한 셈이다.
기업의 지불능력의 척도인 삼성전자의 상반기 유동비율은 301%로 집계됐다. 전년 280%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어야 재무유동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
재무구조안정성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34.1%에서 32.7%로 개선됐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 기업을 우량 기업으로 간주한다.
채무상환 능력인 이자보상배율의 경우 지난해 3.4배에서 올해 상반기 10배로 크게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을 지불할 수 없어 잠정 부실기업으로 간주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성장성을 의미하는 매출액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이슈가 해소되면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영업이익과 함께 경영능력의 척도로 분류하는 매출총이익률은 상반기 38.4%로 전년보다 2.3%포인트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창궐로 비용 등을 절감해서다.
삼성전자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년 7.9%에서 상반기 4.1%로 하락했다.
삼성전자 홍경선 상무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재확산 우려와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비접촉 산업화를 위한 디지털전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제품경쟁력 우위를 활용한 차별화를 통해 이 같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하반기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지난해에는 세계 반도체 업황 침체로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각각 5.5%, 52.8%, 51% 줄었다.